EU인증 젓갈 활용한 김치 개발...헝가리 장벽 뚫었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23.11.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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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 위치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외부 전경 모습.전북 익산에 위치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외부 전경 모습.


100% 국산 원료로 만든 순수 우리 김치가 유럽시장(EU)에 첫 진출했다. 그 첫 무대는 과거 공산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 처음으로 정식 국교를 수립한 헝가리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국내 식품산업의 수출활성화를 위해 구성한 '2023년 권역별 산학연 수출형 김치 개발 협의체'를 통해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져 온 우리 김치의 첫 유럽 진출을 성사시켰다고 16일 밝혔다.



김치의 유럽시장 진출은 2014년 시행된 EU(유럽연합) 복합식품 수입규정에 묶여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EU가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김치에 사용되는 젓갈(동물성원료)을 EU에서 인증하는 EU복합식품 수출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정준재 식품진흥원 기술지원부장은 "복합식품 수입규정은 가공된 동물성 원료와 식물성 원료가 혼합된 식품으로 한국의 김치, 라면, 고추장 등이 해당됐다"며 "이 제품을 수출하려면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서 제출이 필수인데 이 부분이 정말 까다로웠다"고 했다.



식품진흥원은 이러한 난관을 뚫고 우리 김치의 유럽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올 4월 권역별 산학연기술지원사업을 통해 운영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 클러스터 입주기업인 (주)동해글로벌과 함께 유럽복합식품 인증젓갈을 이용한 EU수출 타겟형 김치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주)뜨레찬 관계자들이 지난 8월 복합식품 인증 100% 국산 젓갈을 활용한 김치의 첫 EU수출을 기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식품진흥원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주)뜨레찬 관계자들이 지난 8월 복합식품 인증 100% 국산 젓갈을 활용한 김치의 첫 EU수출을 기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식품진흥원
한국산 1호 기능성표시 김치 수출을 기념하며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 (주)뜨레찬 관계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식품진흥원한국산 1호 기능성표시 김치 수출을 기념하며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 (주)뜨레찬 관계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식품진흥원
농·수·축산물 등 1차 원료 중심의 식품소재 개발 전문 기업인 동해글로벌은 2021년 클러스터 내에 '갈은 새우젓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이듬 해인 2022년 소규모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에 이어 국내 중소식품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올해 EU복합식품 수출작업장 등록을 완료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동해글로벌이 납품한 새우젓을 이용해 (주)뜨레찬이 EU복합식품 인증 젓갈을 이용한 김치 5톤을 헝가리로 첫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식품진흥원은 이와 함께 이달 초 일본 기능성표시 김치 시장에 한국산 기능성표시 김치를 수출했다. 2015년 일본의 기능성표시 식품제도 실시 이후 지금까지 일본 소비자청에 등록된 기능성표시 김치는 총 10종으로 이중 한국산 김치는 2022년 1월 등록된 (주)뜨레찬의 '숙성발효 김치왕'이 유일했다.


이번 한국산 1호 기능성표시 김치의 일본 수출은 수출용으로는 최초로 모든 재료를 국산 원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식품진흥원은 2020년부터 시행된 국내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의 활성화와 기능성표시 식품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김영재 식품진흥원 이사장은 "이번 수출 성과를 시작으로 일본 기능성표시 제품 수출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이 제품 개발과 수출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기업 맞춤형 지원'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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