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엔 차량용 연료 가자 반입 승인…병원용 아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11.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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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2만4000리터 반입 승인, 15일 라파 검문소도 급유 허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집트 라파 국경 인근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전달한 뒤 이집트로 돌아가는 트럭 /로이터=뉴스1지난 12일(현지시간) 이집트 라파 국경 인근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전달한 뒤 이집트로 돌아가는 트럭 /로이터=뉴스1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한 연료 및 물자 부족 사태가 심각한 가운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조건부 연료 반입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도주의 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유엔(UN) 운영에 사용되는 트럭에 들어갈 디젤 연료 2만4000리터의 반입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소식통은 "반입이 승인된 연료는 유엔 트럭을 위한 것으로 병원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사용하는 트럭이 수요일(15일) 이집트와의 국경 라파 검문소에서 연료를 채울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해당 사안과 관련된 답변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달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연료가 반입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간 가자지구에 연료가 공급되면 하마스가 군사용으로 사용할 것을 우려해 연료 공급을 차단했었다. 이는 가자지구 내 연료 부족으로 이어졌고, 유엔 기구와 구호단체, 병원들은 민간인들을 위한 구호 물품 전달과 질병 및 부상 치료도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유엔은 지난 13일 가자지구 내 연료가 이틀 안에 고갈돼 인도주의적 활동도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지역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안드레아 데 도메니코 책임자는 13일 기자들에게 "구호 물품의 분류 및 운반을 위한 유엔의 지게차나 트럭에 쓸 연료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연료 부족으로 내일(14일)부터는 (구호 물품) 트럭 수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통보를 UNRWA 동료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의 응급실 /AFPBBNews=뉴스1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의 응급실 /AFPBBNews=뉴스1
UNRWA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이후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인도주의적 지원의 주요 조정자 역할을 해왔다. 물, 식량, 의약품, 위생용품 등 생필품이 실린 트럭이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의 유엔 창고로 이동하면, UNRWA와 현지 구호단체들은 해당 물품을 다른 트럭으로 옮겨 각 난민촌으로 배분했다. 도메니코 책임자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총 980대의 구호 물품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왔다.

하지만 유엔 측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구호 물품이 필요하다"며 연료 공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료 부족 사태가 병원 내 환자 치료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은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의 발전기가 연료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환자실 환자들이 사망할 위험에 놓였고, 인큐베이터가 꺼져 상태가 위중한 미숙아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도메니코 책임자는 "물탱크, 산소 스테이션, 산부인과 병동, 심혈관 시설 등 알시파 병원의 핵심 인프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보았고, 간호사 3명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등 가자지구 내 의료기관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판단, 이를 대상으로 한 공격을 이달 초부터 이어가고 있다. 15일에는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해 군사작전을 펼쳤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약 650명을 비롯해 직원 200~500명과 1,500여 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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