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설리 "모두가 날 상품 취급"…가슴 아픈 생전 인터뷰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3.11.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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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설리 /사진=머니투데이 DB가수 겸 배우 설리 /사진=머니투데이 DB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가 생전 인터뷰에서 인기의 무서움을 토로했다.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설리의 유작인 '페르소나: 설리'가 공개됐다. '페르소나: 설리'는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각본 김지혜, 감독 황수아 김지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각본/감독 정윤석)' 총 2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 중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설리의 생전 인터뷰가 담겼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예계 생활의 고충 및 그간 숨겨왔던 진심 등을 털어놨다.



설리는 "항상 어렸을 때부터 '예쁘다'는 단어 속 어딘가에 갇혀있었던 거 같다. 그냥 사람들이 '예쁘다'라고 하면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무슨 생각으로 날 예쁘다고 하는지가 제일 궁금했던 거 같다"며 "난 마치 계속 예쁜 행동만 해야 할 거 같고, 실제로도 뭔가 조신하지 않으면, 예쁜 아이처럼 보이지 않으면 혼났다. 그때부터 계속 반항심이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연예인도 사람이라는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거 같다. 그때 당시에는 이상한 줄 몰랐는데, 제가 연예인을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너는 상품이고, 사람들에게 가장 최상의, 최고의 상품으로서 존재해야 한다'였다"며 "사람들이 상품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저를 모든 사람이 상품 취급했다. 그 사람들 입맛에 맞게 움직였어야 했고, 상품 가치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주변에 '네가 스스로 선택해 봐', '네가 골라 봐'라고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힘들어 죽을 거 같은데 그냥 계속 제 탓을 했던 거 같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저 스스로 아픔을 줄 때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인기라는 게 갑자기 확 생긴 거지 않나. 이해했지만, 무서웠던 것 같다. 인기가 저는 되게 거품 같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보지 않으려고 외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가면에 대해 "센 척하는 거. 괜찮은 척하는 것"이라며 "제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너무 싫고 창피한 편이었는데, 이제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한 존재가 되기 너무 싫었는데, 인정할 때 내가 더 강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 것 같다"고 고백했다.


1994년생인 설리는 2019년 10월 14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5세.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설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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