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더 조이기 전에"…7나노 과시한 中, '반도체 장비' 사재기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3.11.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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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반도체 장비 수입 93%↑…노광장비 수입금액 3.9배 증가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의 반도체 제재 강화를 앞두고 중국이 지난 3분기 반도체 생산 장비 수입을 큰 폭 늘렸다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수출입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지난 3분기 중국의 반도체 생산 장비 수입금액이 작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634억위안(11조41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가 별로는 네덜란드로부터 수입 증가폭이 6.1배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장비 중 노광장비(노광기) 수입금액이 3.9배 늘었다.

노광(Photolithography) 공정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으로 웨이퍼 위에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의 미세한 회로를 그린다. 일본 캐논도 노광장비를 생산하지만, 네덜란드의 ASML이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16㎚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으며 올들어 네덜란드, 일본도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계속해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장비 사재기에 나서면서 3분기 반도체 생산장비 수입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시노 마사히코 도카이도쿄조사센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네덜란드 장비 수입이 막힐 가능성을 예상하고 실수요와 관계없이 서둘러 주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ASML의 3분기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46%로 전년(14%) 대비 큰 폭 상승했다. 10월 실적 발표에서 ASML은 중국 사업에 대해 "수출관리 규제를 준수하면서 성숙세대와 중간세대용 노광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019년부터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됐기 때문에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8월말 화웨이가 발표된 5G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7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s'도 중국 SMIC가 DUV 장비를 이용해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SMIC의 기술력이 발전해 성숙공정에서 사용하던 반도체 생산 장비를 이용해도 첨단 반도체 양산이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CSIS는 "네덜란드가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최첨단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노광장비"라며 "(성숙공정용 노광장비) 추가 구매로 SMIC의 7나노 반도체 생산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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