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6월, 2002년 6월 두 번의 연평해전에 이어 3번째 서해교전인 이것을 우리 군은 '대청해전'으로 명명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3분 우리 군의 레이더에 NLL로 접근하는 북한 상해-I급 경비정 383호가 포착됐다.
북한 383호는 약 한 시간 만인 11시27분 NLL을 침범했다. 우리 해군은 국제공동상선통신망을 통해 2회 경고통신을 보냈다. 아울러 인근 해역에 있던 참수리급 고속정 2개 편대(4척)와 울산급 호위함인 전남함, 포항급 초계함 순천함을 급파했다.
북한 383호가 멈추지 않고 2.2㎞(1.2해리)를 남하하자, 우리 해군은 11시32분 경고 사격을 통지했다. 이어 김상훈 대위(해사 59기)가 이끄는 참수리 325호가 북한 383호 전방 1㎞ 지점에 4발의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 383호는 조준 사격으로 맞불을 놨다. 25㎜·37㎜ 포로 50여발을 쐈고, 이 가운데 15발이 참수리 325호의 좌현 함교와 조타실을 관통했다.
50발 쏜 北에 '5000발' 피의 응징

"전원 전투배치, 일제회전 좌현 210도, 타깃거리 3300, 탄창 장전, 실탄 장전, 조준 쏘기시작"
전투준비를 알리는 요란한 벨 소리와 함께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졌다. 조타실에서는 조타장과 전탐장, 기관장이 RPM(기관회전속도)을 높여가며 북한 383호의 위치와 속도를 소리쳐 알렸다.
참수리 325호의 벌컨포와 40㎜ 함포가 북한 383호의 조준 사격에 맞서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불과 2분 만에 4900여발의 집중포화를 퍼부었고, 북한 383호를 반파시켰다.
북한 383호는 검은 연기와 함께 불꽃을 피우며 다시 NLL을 통과해 북으로 돌아갔다.
"전투배치 해제, 상황 끝"
우리 군의 피해는 참수리 325호에 남은 탄흔 23곳에 불과했다. 반면 북한군은 8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0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대청해전 당시 숨진 병사가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대청해전에서 숨진 병사 김주혁이 다니던 평양축전중학교를 김주혁중학교로 개칭하는 행사가 하루 전 열렸다"며 "김주혁이 지난해 11월 우리 측 영해에 기어든 적함들과의 전투에서 한목숨 서슴없이 바쳐 용감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주혁을 '공화국 영웅'으로 호칭해 패전에도 불구하고 영웅 칭호가 부여됐다고 전했다.
北 "귀대하던 중 공격당해, 南 사과하라"…황당 주장

다만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군이 조선서해 우리측 수역에서 엄중한 무장도발행위를 감행했다"는 상방된 주장을 내놨다.
북측은 "우리는 우리 영해에 침입한 불명목표를 확인하기 위해 정상적인 경계근무를 수생하고 있었던 조선민군 해군경비정을 긴급 기동시켰다. 11시 20분경 목표를 확인하고 귀대하고 있을 때 남조선군함선집단이 우리 해군 경비정을 뒤따르며 발포하는 엄중한 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당국은 이번 무장도발사건에 대하여 우리 측에 사죄하고 앞으로는 다시는 이와 같은 도발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北, 5개월 뒤 천안함 피격 도발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남부보훈지청이 서해수호의날을 앞두고 경기도 수원고등학교에서 '55용사 카드섹션 롤콜' 행사를 실시한 25일 오후 학생들이 서해에서 전사한 55용사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추모하고 있다. 한편 서해수호의 날은 제 1·2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억하고자 매년 3월 넷째 금요일로 지정된 정부기념일로 올해로 6회를 맞이하고 있다. 2021.03.25.](https://thumb.mt.co.kr/06/2023/11/2023110914152248359_5.jpg/dims/optimize/)
뿐만 아니라 북한은 그해 11월23일, 연평도에 아예 직접 포격을 가하는 연평도 포격 사건을 벌인다.
우리 군은 북한 황해도 개머리해안 일대에 포를 퍼부으며 반격했다. 또 F-15K 전폭기와 KF-16 전투기를 긴급 출동시켰고 북한도 MiG-23이 출격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