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탓에 대구 초교 집단 휴교?…그날의 진실은[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채태병 기자 2023.11.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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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빼빼로데이를 앞둔 8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서 두 시민이 빼빼로를 구경하고 있다. /2023. 11. 8. /뉴스1 빼빼로데이를 앞둔 8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서 두 시민이 빼빼로를 구경하고 있다. /2023. 11. 8. /뉴스1


12년 전인 2011년 11월 11일 당시 대구의 초등학교 215곳 중 절반에 가까운 101개 학교가 집단 휴교했다.



이날은 과자 '빼빼로'를 상징하는 숫자 1이 날짜에 무려 6번이나 들어가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불렸다. 당시 빼빼로 제조사는 "1000년에 한 번 찾아오는 빼빼로 데이"라며 밀레니엄(millennium)이란 단어를 조합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제조사 주장과는 달리, 숫자 1이 6번 이상 들어가는 날짜는 사실 100년 주기로 찾아온다. 당시 빼빼로 데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 제조사 측의 상술이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 절반 가까운 초교가 휴교에 나서자, 트위터(현 X)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란 상술에 어린 학생들이 빠지지 않도록 한 것", "등교 시 혼잡한 학교 분위기가 예상돼 집단 휴교 조처한 것"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2년 전인 2009년 빼빼로 데이에는 대구 초교 중 단 2곳만 휴교했던 터라, 이 같은 누리꾼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퍼졌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관련 주장에 대해 당시 대구시교육청은 "학교장 재량휴업일은 학기 초에 미리 정해지는 사안"이라며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 때문에 집단 휴교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통상적인 휴업일 뿐 특정 날짜와는 관계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농업인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등도 잊지 말아야
제24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 /2019. 11. 11. /뉴스1   제24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 /2019. 11. 11. /뉴스1
빼빼로 데이로 유명한 11월 11일이지만, 같은 숫자가 반복되는 날짜인 만큼 이날은 다른 기념일로도 많이 지정돼 있다.

우선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1996년부터 내무부(현 행정안전부)령으로 지정됐다. 초기에는 '농어업인의 날'이었지만, 1997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지체장애인들의 직립을 희망한다는 의미에서 제정된 '지체장애인의 날'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걷기 운동을 권장하고자 제정된 '보행자의 날'도 11월 11일이다. 두 날에서의 숫자 1의 의미는 각각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1', '사람의 다리를 연상케 하는 1'이다.

고(故)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이 설립한 해방병단(海防兵團)을 기념하는, 해군 창설 기념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해군의 전신인 해방병단을 기리고, 신사도(紳士道) 정신을 받들고자 선비 사(士)가 연상되는 숫자 11(十一)이 두 번 들어간 날에 지정됐다.

손원일 초대 총장은 중국 유학, 독일에서의 항해사 생활 후 우리나라의 광복(1945년 8월 15일)에 맞춰 귀국했다. 그는 해외 경험을 통해 해군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방병단을 창설했다. 이후 그는 6·25 전쟁이 발발(1950년 6월 25일)하자 통영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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