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500kV 스마트공장은 HD현대일렉트릭의 '위기 속 투자'를 대표하는 사례다. 발전, 송·배선 등 전력망 구성에 필요한 전력기기를 개발·생산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가 인적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출범 직후 급속히 악화된 시장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적자 상황에도 회사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과 선제 투자에 집중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2018년~2019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증설을 추진했다"며 "당시 800억원을 들여서 스마트팩토리를 준공했는데, 현재 전 세계 초고압변압기 공장 중에서 가장 최신형 공장"이라고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2년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서 초고압 변압기 제품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체 분석한다. 초고압 변압기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고, 무게도 400톤이나 되기 때문에 기술 장벽이 높다. 대형 변압기 생산 업체가 제한적인데다 유럽업체들도 자국 내 수요 대응이 늘면서 미국·사우디 시장에선 품질과 업력·납기 등을 신뢰할 수 있는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늘어나는 러브콜에 공장도 증설한다. 미국 및 유럽 변압기 시장 호황에 따른 변압기 수요 증가를 단기간 내 대응하기 위해서다. 울산 변압기 공장은 기존의 철심 공정 레이아웃 재배치를 통해 총조립 공간을 추가 확보하는 방법으로 공정 효율을 높인다. 총 272억원을 투자해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알라바마 법인은 보관창고 및 야적장 신축을 통해 총조립 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울산 공장 증설로) 연간 변압기 생산 대수가 70대, 수주액은 1400억원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증설에 따른 수익효과 등으로 인해 2030년 5조 정도의 매출을 전망한다"고 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산단 내 에너지 사용 흐름을 추적·관리하는 토탈 에너지 솔루션, 해상풍력을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2022년 12월 GE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 해상풍력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김 부사장은 "이제 모든 것들이 '전동화, 전기화'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 면에서 변압기를 포함해 신사업 분야 비즈니스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