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9일 '노란봉투법' 강행처리 시도…與, 필리버스터·거부권 맞불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오문영 기자 2023.11.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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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정 불발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2023.9.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정 불발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2023.9.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근로자들의 불법적인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 시도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와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등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여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더라도 야당은 의석 수의 우위를 앞세워 24시간 뒤인 10일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노란봉투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여당의 건의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달 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을 상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 노란봉투법, 방송3법을 상정키로 했다"며 "국민의힘이 무제한토론,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찬성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인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경제 6단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마저도 법으로 보호하고 특히 근로계약의 당사자를 넘어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한 자'로 확대 해석하도록 규정을 바꿔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며 법안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경제 6단체도 "그동안 경제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지고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음을 여러 차례 호소했음에도 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상정키로 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는 자'로 확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회사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하지 못하게 막거나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지난 2월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야당 주도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민주당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본회의 직회부 요구 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국회는 지난 6월30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의 건을 재석 184명 중 찬성 178표, 반대 4표, 무효 2표로 가결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에 거세게 항의하며 표결 전 모두 퇴장했다. 이에 해당 안건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상황에서 처리됐다.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조장할 것 우려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달 26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직회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국회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상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김 의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부의한 법안의 자동 상정을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노란봉투법 등 직회부 법안의 상정을 진행키로 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각각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다. 물리적으로 의석 수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이 법안 가결을 막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것은 법안의 부당성을 호소함으로써 추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의 쟁점 법안 강행 처리는 어떻게 포장한들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을 다수의석으로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의회 폭거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불법파업 조장법(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의 부당함을 국민께 호소하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법안의 악영향을 고려해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여당으로서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노란봉투법 상정시 임이자, 김형동, 이주환, 박대수, 지성호, 권성동 등 20명의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표결은 제출 후 24시간 이후에 가능하다. 이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가 종결되고, 의장은 해당 법안을 즉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 현재 재적의원이 298명인 만큼 필리버스터 종결에 필요한 의원 수는 최소 179명이다. 민주당(168석), 정의당(6석), 기본소득당·진보당(각 1석)에 구속된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6명)을 합하면 모두 182석이다. 민주당은 이 표결을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국외 출장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이 9일 상정될 경우 이르면 10일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 이후 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서 가결돼 정부로 이송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국가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국익을 침해하는 법안, 이해당사자들 간에 갈등이 첨예한 법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된 법안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에 대해서도 이런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후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법안이 다시 국회로 되돌아오더라도 재의결될 가능성은 작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100명 이상만 출석해 반대표를 던져도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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