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투자 늘린 美 생명보험업계…"자산 건전성 우려 ↑"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3.11.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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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투자 비중이 커진 미국 보험회사들의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험사의 자산 유동성과 건전성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IMF(국제통화기금)의 통계를 인용해 2021년 기준 미국 전체 생명보험업계 자산의 10% 수준인 8500억달러(1108조 8250억원)가 아폴로, 블랙스톤, 칼라일, KKR 그룹 등 주요 사모펀드 소유라고 지적했다. 2011년 670억달러(87조4015억원) 수준에서 12년 동안 11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자동차보험과 같은 여타 보험에 비해 연금·생명보험 사업은 저수익 저성장을 보아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로 매각이 확대돼온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7월 AIG가 블랙스톤에 생명보험·연금 사업 부문을 22억달러(2조900억원)에 매각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 KKR은 미국 보험사 글로벌애틀랜틱을 2020년 7월 44억달러(5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문제는 사모펀드 회사들의 입김이 들어간 생명보험회사들은 버뮤다처럼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의 해외 영업을 크게 늘려왔다는 점이다. IMF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보험사의 자산운용방식이 다른 실물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시스템 리스크 차원에서까지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험사가 규칙이 덜 엄격한 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해 규제 차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며 "이를 제한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통합 자본 표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모펀드 운용 보험사들이 기업대출을 늘리거나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IMF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연계된 미국 보험사의 자산 중 약 45%가 구조화 신용, 담보대출, 담보부 증권 등을 포함한 비유동성 자산 투자에 배분됐다. 반면 다른 미국 보험사들은 27%를 배분하고 있다. 때문에 고금리기조가 장기화하고,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과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많아지면 사모펀드가 투자한 생명보험사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IMF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피치북을 인용해 비은행권 대출 시장이 2012년 5000억달러에서 지난해 약 1조7500억달러로 불어났다고 전했다. 피치북의 분석에 따르면 칼라일, KKR, 블랙스톤 등 7개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조성한 자금의 약 5분의 1은 보험업계에서 나왔다. 보험사가 실질적으로 대출을 하고 있지만 미국 금융당국의 자기자본 건전성 규제에 해당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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