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인 8일 오전 8시쯤 서울 여의도. 시민들이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길에 나선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이상 고온이라 불릴 정도였던 포근한 날씨가 가고 늦가을 때이른 추위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면서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여의도공원 앞 여의도 환승센터에는 버스를 기다리며 추위를 이겨보려는 20대 여성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일부는 걸음을 재촉하기도, 일부는 주머니나 옷 소매에 손을 넣기도 했다.
절기상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인 8일 오전. 서울 지역에 첫 서리가 관측됐다./사진=기상청 제공
패딩을 입은 이도 적지 않았다. 부천에서 여의도로 출근한 남성 B씨(45)는 "지난주는 여름 같았는데 오늘은 겨울 같다"며 "너무 춥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패딩은 오늘 입고 나왔지만 내복은 진짜 겨울을 위해 아껴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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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센터 정류장에서 김밥을 팔고 있는 여성 C씨(27)는 롱패딩을 입고 모자와 목도리, 장갑까지 착용했다. 하지만 오른손 장갑 검지 부분은 잘려 있었다. C씨는 "손님 카드나 돈을 잘 받으려고 잘라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덜 추웠을 때가 많이 팔렸고 오늘은 잘 안 팔린다"고 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인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현장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이 귀마개를 한 채 지나가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는 관계 없음./사진=뉴시스
따뜻한 커피도 마찬가지다. 남성 D씨는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를 한손에 든 채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D씨는 "원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만 오늘처럼 추운 날 손에 들고 있으면 따뜻하기도 해서 들고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패기'로 늦가을 추위를 이겨내는 이도 있다. 불광동에서 여의도로 출근했다는 남성 E씨는 여의도역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면서 E씨는 "춥지만 저는 원래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족"이라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