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환 아이피에스바이오 대표는 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아이피에스바이오는 차의과대학 줄기세포 연구교수이자, 15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한국줄기세포학회의 제11대 회장(임기 2021년부터 1년)을 지낸 송 대표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퇴행성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2019년 창업한 회사다. 그 만큼 줄기세포 분야에 전문성을 자신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은 세포다. 송 대표는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완전히 분화된 세포(체세포)에 유전자 4개를 도입, 배아줄기세포(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와 같은 원시 상태의 세포로 만든 것"이라며 "배아줄기세포처럼 200여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아줄기세포는 만드는 과정에서 배아(수정란)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윤리적 문제가 있지만(불필요한 세포가 유입되면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음),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 혈액 등 체세포에서 만들어져 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아이피에스바이오가 난치성 질환 가운데 헌팅턴병을 주목한 이유는 뭘까. 헌팅턴병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 조정,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분류된다. 송 대표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인이 5% 미만으로 주로 65세 이상에서 발병이 되나, 헌팅턴병은 100% 유전으로 30~40대 발병이 된다"며 "사회경제적으로 활동이 가장 왕성할 때로 국가경제적으로도 안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직 없고, 대표적인 증상인 무도증(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흐느적거리는 증세)을 잠시 완화하는 약물만 쓰이고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무도증을 잠시 완화하는 약물 2종만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다"며 "이 가운데 두 번째로 승인을 받은 약물은 약가가 비싸 한국에 도입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단 헌팅턴병 세포치료제는 2025년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하고, 2026년 2분기 임상 1상을 개시하는 게 목표다. 송 대표는 "헌팅턴병이 희귀질환이고 국내 환자 수가 적어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할 생각"이라며 "이를 염두에 두고 1상이 완료되는 시점, 글로벌 빅파마와 같이 진행하는 것(기술이전)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한 약물의 비임상 효력시험 자료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역시 이를 기반으로 기술이전 등 논의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헌팅턴병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했다"며 "이 분야에서 제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