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29)는 밤마다 모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도 방에 숨어든 모기는 사라질 줄 모른다. 김씨는 "모기에 물린 상처가 발에만 20개"라며 "이제 곧 겨울이 오는데 언제까지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 다가왔지만 때늦은 모기로 밤잠 설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전국 곳곳에서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11월 일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모기 활동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모기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곤충이다. 섭씨 9도 이상에 날고 13도 이상에서 흡혈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실내에 머물기 때문에 사람과 접촉은 늘어난다. 특히 올해는 따뜻한 날씨에 적당한 강수까지 더해져 모기 개체가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어 "모기는 지하를 좋아해 지하에서 월동하기도 하고 지하에 머물다 환풍구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아파트 위층까지 올라가기도 한다"며 "최근 날씨가 추워졌다고 하더라도 12월 초까지는 모기에 물리는 사람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워진 지구에 모기 활동기간은 앞으로도 길어질 전망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년 사이 모기가 월동한 뒤 봄철에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가 두 달이나 빨라졌다. 예전에는 5월쯤 처음 발견됐다면 이제 3월에 볼 수 있다"며 "기온이 오르니 가을은 한 달쯤 늦어져 모기 활동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