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대비 6.29% 상승한 2564.8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20일(6.65%)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코스닥 개별 기업 중에선 보로노이와 HLB, 현대바이오, 휴마시스, 툴젠, 박셀바이오 등이 나란히 1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증권을 빌려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아 매수해 되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 발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순기능이 있다. 또 부정적인 정보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주가 거품 형성을 방지하고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바이오 업종이 공매도 타깃으로 비교적 자주 지목되는 이유는 큰 폭의 변동성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 가치는 주로 잠재력과 미래 기대감에 기반한다. 이 때문에 가치 평가 과정에서 다른 업종보다 다소 추상적인 부분이 많다. 기대를 모았던 신약개발 등이 실패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개별 기업에 따라 현재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는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단기 돌발 변수나 의도적 루머 등에 쉽게 흔들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도 작아 외부의 의도적 흔들기에 방어하기도 쉽지 않다. 바이오 업계에서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 공매도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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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산업 현장에선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반기는 분위기다. 공매도로 인한 하방 압력이 해소되며 바이오 반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개를 든다. 실제 공매도 비중 상위권에 포함됐던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4~8% 상승(젬백스 제외)했다.
국내 한 상장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적자 기업이 많은 바이오 업종은 공매도 타깃이 되면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출렁이고, 이는 신규 상장하려는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공매도 금지는 한시적 조치지만 적어도 수급 측면에서 정상적 흐름을 찾아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바라보는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개별 바이오 기업의 냉정한 기업가치 평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일부 바이오 기업에서 두드러졌던 '고평가→개발 실패→주가 급락→업종 신뢰도 훼손' 재현에 대한 우려가 있는 셈이다. 또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만큼 시장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 있다. 이는 우리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이 공매도 금지 기간 국내보다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바이오 업계의 전반적 분위기는 '실보단 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공매도 역시 일종의 시장 기능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선진시장 편입이나 외국인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에 대한 우려는 합리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효과는 오늘 시장이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지속적 연구·개발 투자에 따라 일정 기간 손실이 불가피한 바이오 업종이 공매도의 타깃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상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