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4%다. 지난해 8월 86% 대비 8%포인트(p) 높아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삭센다' 등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위고비는 국내외에서 품귀현상이 발생할 만큼 인기가 높다. 주 1회 투약으로 앞서 출시된 삭센다의 단점을 크게 개선한 것이 배경이다. 삭센다는 일 1회 투약하는 방식이다.
이지현·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만약에 대한 폭발적 수요로 위고비 등이 5월부터 공급부족 상태다. 내년 CMO(위탁생산) 가동 시점에 따라 공급부족이 완화되고 유지 용량 총 처방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며 "노보노디스크는 공급부족에 위고비 처방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2월 제시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증가율 전망치를 세 차례나 상향했다. 내년에도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국내사들도 잠재력 높은 시장 진입을 위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노보노디스크 품목과 비교해 크게 뒤쳐진다. 가장 앞선 한미약품 (315,000원 ▼9,500 -2.93%)이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지만, 지난달에야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나머지 개발사들은 더 초기 단계에 있다.
국내사들은 후발주자 한계 극복을 위해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있다. LG화학 (315,500원 ▲9,000 +2.94%)과 일동제약 (13,600원 ▼10 -0.07%)은 각각 먹는 치료제(경구용) 'LB54640'과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다. 경구제는 노보노디스크가 다음 공략처로 삼은 영역이다. 위고비 등 현재 시장 주류는 주사제지만, 환자 거부감이 단점으로 꼽힌다. LG화학은 다음달 임상 2상 환자 투약을 앞두고 있고, 일동제약은 9월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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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 (14,250원 ▲20 +0.14%)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 (17,700원 ▲300 +1.72%)와 패치형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 8월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대원제약은 약물을 제공하고, 라파스는 독자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해 패치제로 제작한다. 높은 편의성과 경구제 한계 극복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구제는 복약은 편하지만, 낮은 체내 흡수율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1상 완료 목표시점은 내년이다.
올릭스 (16,850원 ▲10 +0.06%)는 위고비와의 병용투여 전략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OLX702A'와 위고비 병용투여를 위한 영장류 시험을 진행해 왔다. 지난달 병용투여군에서 단독투여군 대비 높은 감량 효과와 긴 유지기간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현 올릭스 연구소장은 "이번 최종 결과는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주요 단점으로 거론되는 '단약 후 급격한 요요현상'이라는 허들을 병용 요법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