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준시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 미국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록토르지'(Loqtorzi)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록토르지는 지난 2018년 중국 허가 이후 2021년 코헤러스에 총 11억달러(약 1조455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품목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비교적 높은 효능과 적은 부작용을 앞세워 의료현장에서 빠르게 치료 우선순위 옵션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1년 BMS '여보이'가 포문을 연 뒤, 머크 '키트루다'로 만개했다는 평가다. 특히 PD-1 저해제인 키트루다는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으로 미국 FDA 기준 40여개에 달하는 암 적응증을 보유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09억달러(약 2763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이 때문에 록트르지 허가에 부여되는 의미도 남다르다. 그동안 미국에서 허가받은 면역관문억제제는 머크와 BMS,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의 6개 품목뿐이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면역관문억제제로 FDA의 문을 두드렸지만 높은 진입 장벽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허가로 중국 내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의 미국 진출 역시 추진력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첫 허가 품목 배출에 국산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면역항암제 개발 트렌드는 중국과 흐름을 달리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가 아직 정복하지 못하거나 그 효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병용요법 약물 개발을 선택한 것. 면역관문억제제가 암 치료법의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암종에서의 낮은 반응률 등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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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키트루다가 현재 전세계에서 1500개 이상의 약물과 병용 투여 임상을 진행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수 국내 기업은 면역항암제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통한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메드팩토 (6,260원 ▼150 -2.34%)는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b/3상을 준비하고 있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항암제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유럽종양학회(ESMO)를 통해 병용투여 환자군의 기존 대장암 표준요법 대비 긴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OS)을 공개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글로벌 후속 임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연내 미국 FDA 제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 (6,290원 0.00%)는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의 고형암 대상 병용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머크와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계약을 통해 임상 약물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올해 3월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으며, 내년 초 임상결과 도출이 전망된다.
큐리언트 (5,200원 ▼50 -0.95%)도 지난 1월 아드릭세티닙(Q702) 기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1b/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위암과 식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1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확보 및 적정용량을 확인 후 병용투여 적응증을 선정하는 확대 임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