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충전 불만, 더 쌓여가는 전기차 재고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11.0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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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A Tesla super charger is shown at one of the company's charging stations in San Juan Capistrano, California, U.S., May 30, 2018. REUTERS/Mike Blake/File PhotoFILE PHOTO: A Tesla super charger is shown at one of the company's charging stations in San Juan Capistrano, California, U.S., May 30, 2018. REUTERS/Mike Blake/File Photo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주가가 최근 20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서 가격 경쟁보다 수요 부진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현지시간) CNBC 등 미국 언론들은 전기차 오너들의 충전에 대한 불만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전기차에 대한 2차 수요가 나타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거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재고는 쌓이는 상황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전기차(EV)와 내연기관차 재고는 올해 초 양쪽 다 약 52일치 공급량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내연기관 차량 재고는 최근에도 52~58일에 머무르는 사이, 전기차 재고는 97일까지 확대됐다. 그나마 지난 7월 초 111일까지 늘었던 데 비하면 양호해진 것이다.



이 업체가 측정하는 재고 공급량은 자동차 제조업체 공급이 끊기더라도 대리점 딜러가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을 측정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동안 차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미국에서 전기차는 이제 적어도 석 달 치 판매재고가 충분한 셈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전기차의 미래상에 대한 인식도 소비자와 딜러들은 다른 상황이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 53%는 전기차가 결국 전통적인 내연차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물론 이런 관심과 현재 소비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반면 소비자의 이런 생각과 달리 딜러들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딜러의 31%만 전기차의 밝은 미래에 동의한 것이다.



딜러들은 전기차 구매자들을 상대하면서 이들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그런 부분이 빠르게 개선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실전에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재고가 쌓이는 것을 보면서 미래 시대로의 전환이 예상만큼 빠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최근 모델 가격들을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시장 저변을 넓힌다는 명분이지만 생산대수에 비해 수요가 빠르게 진작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주요 이유다. 루시드와 같은 후속 주자들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게다가 포드와 같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지자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리면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환불 보상 청구에 대한 우려, 보조금 제한 등 여러 가지 장애물을 걱정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실제 이용할 때 편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대부분의 전기차 오너들이 집에서 충전을 하지만 집 밖으로 나설 경우 충전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의 경우 배터리 방전이 심한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상시 충전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결과적으로 여행 불편이 증가한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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