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에 GC녹십자 3분기 실적 주춤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11.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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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매출·영업익 전년比 6%·59% 감소…고수익 제품 수출 감소 여파

수출 감소에 GC녹십자 3분기 실적 주춤


상위 전통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GC녹십자 (118,000원 ▲1,000 +0.85%)가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른 상위 제약사들이 신약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본 것과 달리 기대했던 품목의 허가가 지연된 것이 뼈 아팠다.

2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2217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 58.7% 감소한 수치다. 상위 5개 전통 제약사 가운데 해당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GC녹십자가 유일하다.



수익성 높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 악화폭이 커졌다.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IVIG-SN)의 미국 허가가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단 평가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 IVIG-SN 5%의 미국 허가를 신청했지만,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제조공정 보완 요청으로 허가가 지연됐다. 이에 10% 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지만, 2021년 신청한 IVIG-SN 10% 역시 생산시설 현장실사 등을 이유로 지난해 품목허가 연기 통보를 받았다. 이후 올해 4월 실사를 완료하고 허가를 재신청한 상태다.

해당 품목이 약 12조5000억원 규모 미국 시장 내 한정된 공급자 지위를 안길 수 있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녹십자의 아쉬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다른 전통제약사들의 실정 증가 배경이 신약을 동력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히 부각된다.



실제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신약 효과로 나란히 사상 최대 3분기 누적 매출액을 경신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 신약 등이,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 최근 매출에 가세한 신규 품목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유한양행 역시 수익성 높은 고지혈증 개량신약 중심으로 실적 성장에 성공했고, 종근당도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공동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내년은 다르다' 실적 회복 본격화 전망…IVIG-SN 10% 美 허가 가능성↑
다만 GC녹십자의 내년 실적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올해 힘을 쓰지 못한 헌터라제 수요 회복은 물론, IVIG-SN 10% 미국 허가를 통해 신약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터라제의 경우 올해 매출 악재로 작용한 해외국가 재정보험 악화에 따른 지원 감소 해소로 내년 회복이 예상된다. 또 올해 4월 클리니젠과 '헌터라제ICV'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적 확대에 대한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2019년 케어파마, 클리니젠(일본 지역)와의 기술수출 이후 4년만의 추가 계약이다.


IVIG-SN 10% 역시 수차례 지연을 통해 보완을 거듭한 만큼, 이번만큼은 무난한 허가를 전망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IVIG-SN 10%는 지난 7월 '알리글로'(ALYGLO)라는 이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을 마쳤다. 추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쯤 허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오의림·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IVIG-SN 10%의 품목허가신청(BLA) 결과를 내년 1분기 내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큰 무리 없이 허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헌터라제 매출은 매크로 상황이 호전되면서 점진적 회복 전망된다. 또 기존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ICV(뇌실투여) 제형 출시도 외형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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