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네소타를 방문해 연설 중이다./로이터=뉴스1
뉴욕타임스(NYT) 소속 마이클 크롤리 외교정책 기자는 1일(현지시간) 게재한 기사에서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지속 가능한 평화협정을 맺는 것에 시선을 두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일지는 의문"이라고 적었다.
크롤리 기자는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수도로 삼으려고 하는 장소"라며 "영사관이지만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미국 대사관처럼 여겨졌다. 팔레스타인이 언젠가 국가로 공식 인정 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상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영사관을 폐쇄하고 팔레스타인 업무를 예루살렘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대사관으로 전부 이관했다"며 "팔레스타인 얼굴에 뺨을 때린 격이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팔레스타인과 대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무마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한 데다, 이번 하마스 기습 전까지 가자와 서안 지구에 총 14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보냈다는 것.
"바이든, 왜 트럼프 잘못 되돌리지 않았나"특히 동예루살렘 영사관 재설치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로 실행할 수 없었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의 항변이다. 이에 대해 크롤리 기자는 "현직 관료 중에서도 이스라엘 반대를 무릅쓴다면 가능한 일이었다는 의견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외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팔레스타인 정책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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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주이스라엘 대사를 지냈던 다니엘 크루저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왜 전 정부의 잘못을 되돌리지 않았는지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전 정부로부터 많은 짐을 떠안은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하지 않은 일들은 (팔레스타인에) 부정적인 신호로 보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저 전 대사는 "이로 인해 아랍권에서 미국의 신용도가 타격을 입었고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지로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며 "아랍권 내 이스라엘 동정 여론까지 비난론으로 급선회했다"고 지적했다.
크롤리 기자는 "몇몇 현직 관료들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교 정상화를 통한 팔레스타인 평화협정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나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11일 간 공습하다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2021년 5월이 평화협정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는 것. 크롤리 기자는 "이로부터 2년 반 만에 바이든 대통령은 훨씬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