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ETF 추천" 블로그 앞광고 '불법' 경고 뜨자…운용사, 발등에 불

금융투자협회 /사진=뉴스1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핀플루언서'(Fin+Influencer)가 올린 ETF(상장지수펀드) 광고성 콘텐츠에 대해 자산운용업계가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나섰다. 최근 운용사 간 ETF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흔해진 핀플루언서 '앞광고'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핀플루언서의 'ETF 앞광고'…실은 "규정 위반"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투자업체의 광고 심의신청을 받는 '광고심사시스템' 사이트에 ETF 광고 업무 수행 시 유의 사항에 대한 공지를 지난달 20일 올렸다. 최근 여러 자산운용사가 광고비를 지불하고 핀플루언서를 활용해 ETF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핀플루언서의 소셜미디어인 블로그, 유튜브에 ETF 광고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은 업계 전반에 만연했던 마케팅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특정 ETF에 대한 핀플루언서의 홍보 게시글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이 접수됐다. 이후 유사한 광고 규정 위반 사례가 재차 적발되면서 금융상품 광고 심사를 맡은 금투협이 국내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주의하자는 차원에서 규정을 안내한 것이다.

현행법상 일반인 자격인 핀플루언서는 자신의 블로그 혹은 유튜브에 ETF를 비롯한 금융투자상품을 광고할 수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22조에 따르면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아닌 자는 금융상품에 관한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령 해당 콘텐츠에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 밝히며 '앞광고'라는 점을 알리더라도 핀플루언서는 금융상품을 광고가 할 수 없다. 개별 상품별로 각각 다른 투자위험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핀플루언서는 이벤트,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투자상품이 아닌 것에 관해선 제한적으로 광고할 수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금소법에 따르면 ETF 등 금융상품 광고는 금융상품판매사나 자격을 갖춘 이들만 가능하다"며 "핀플루언서는 개인 자격이기 때문에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고 명시하더라도 금융상품을 광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같은 안내에 따라 최근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자사 ETF 마케팅 및 광고 실태 점검에 돌입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ETF 광고를 진행해온 운용사들은 문제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대거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운용업계는 핀플루언서를 통해 금융상품을 직간접적으로 노출해왔는데 그중 대표적인 게 ETF였다.


한 운용사 관계자 A씨는 "금투협 공지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는 ETF 콘텐츠를 전부 다 내렸다"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 B씨도 "최근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핀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문화가 생겨났다"며 "금투협 안내 이후 기존에 진행했던 마케팅·홍보 콘텐츠를 내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교통정리가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운용업계 입장에서 핀플루언서는 강력한 ETF 마케팅 도구"라며 "문제 소지가 있으니 점검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여전히 회색지대에 놓인 부분이 있어 향후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투협 관계자는 "광고 심사는 금투협 사전 심의가 원칙이며 관련 법령을 위반한 광고는 심의가 나지 않는다"며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유사한 ETF 상품이 출시하면서 자체적인 내부 통제가 부족한 상태로 ETF 광고가 나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