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쓰는' 광고 없는 인스타…유럽서 도입, 가격은 뒷말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10.31 18:30
글자크기
메타플랫폼(메타)이 유럽에서 페이스북 등 자사 소셜미디어(SNS)를 광고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 유럽연합(EU)이 '맞춤형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조치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타는 다음 달부터 EU와 유럽경제지역(EEA), 스위스에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해당 지역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월 구독료를 내면 광고 없이 이들 SNS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구독료는 웹사이트 기준 월 9.99유로(약 1만4300원)이며, 모바일에서는 수수료 포함 12.99유로(1만9000원)다. 해당 서비스는 구독하는 사용자가 연결한 모든 계정에 적용되며, 구독 기간에는 사용자의 정보가 광고에 활용되지 않는다고 메타는 설명했다.

다만 광고 없는 구독 서비스는 만 18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 EU 및 EU 규정을 따르는 유럽 일부 지역의 18세 미만 사용자들에겐 다음 달 6일부터 광고 노출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예정이다. 메타는 "EU 규정의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청소년 사용자에 대한 광고 중단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자세한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타가 이런 유료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배경에는 EU의 규제 강화가 있다. EU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맞춤형 광고가 사용자의 개인정보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엄격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지난 1월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이 EU의 일반 개인정보 보호법(GDPR)을 위반했다며 3억9000만유로(약 559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2018년부터 시행된 GDPR는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강화한 게 특징으로, EU 회원국 국민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이 이 법을 적용받는다. 법규 위반 시엔 세계 매출 4% 또는 2000만유로(약 287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더불어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독일의 반독점 규제 당국인 연방카르텔청이 페이스북 광고 영업 활용을 위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내린 결정에 대해 메타가 소송을 제기하자 지난 7월 연방카르텔청의 손을 들어줬다.

매출의 9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메타는 EU의 규제로 주 수입원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유료 서비스를 도입, 사용자들에게 정보 제공의 선택권을 주고 유럽 내 규제도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메타는 "광고 없는 요금제는 유럽 규제 기관의 요구 사항과 균형을 이루면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고, 메타가 EU·EEA 및 스위스의 모든 사람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메타는 최근 아일랜드 규제당국 및 EU 집행위원회와 이 유료 구독 서비스 도입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들 규제당국이 계획을 승인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며 "일각에서는 구독료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