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결희 강동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Q. 합병증은 어떤 게 있나.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합병증은 '요도 협착'이다. 트랜스남성을 위한 음경 형성 수술(음경형성술) 시에는 음경과 음낭뿐만이 아닌 소변이 지나가는 길(요도)도 만들어야 한다. 트랜스남성 소변이 흐르는 파이프다. 요도는 소변이 모이는 방광에서 시작하는데 여성은 상대적으로 요도가 짧고, 남성은 성기 끝까지 길게 이어진다. 음경형성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의사의 숙련도와 술기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LGBTQ+센터에선 팔·허벅지·배·사타구니 등 다양한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해 둘둘 말아 튜브 형태로 요도를 만든다. 조직을 가져온 부위는 다리 부분에서 피부를 채취해 피부이식을 시행한다. LGBTQ+센터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음경형성술 방법 중 가장 합병증률이 낮은 수술 방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를 보인다. 기전이 다르긴 하나 수술 후에도 성감을 느낄 수 있으며, 미세수술을 통해 혈관과 신경을 접합하기에 새로 형성된 음경은 촉감을 가진다. 트랜스여성의 성별확정 수술은 음경과 고환·음낭을 제거하고 외부 생식기와 내부 생식기를 재건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내부생식기 즉 신질(새로운 질)을 만드는 것은 환자의 선택을 존중해 결정한다. 신질이 일단 재건되면 그 길이와 내경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후 일정기간 동안 '다일레이션'이라는 후관리를 해야 한다. 해외에서 수술받는 경우 설명을 잘 듣지 못해, 자신에게 맞는 수술 방법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질 협착 등의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성감을 느끼는 기전은 수술 전과 다르지만, 혈관과 신경을 이으면서 성기에 촉각이 생긴다. 성감도 느낄 수는 있다."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에 마련된 성소수자 다학제 진료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Q. 성별확정 수술 전 어떤 과정을 거치나. "성별확정 수술 전, 세계트랜스젠더 보건의료전문가협회(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lath, WPATH)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해당 개인이 성별확정수술을 받을 요건이 됐는지 확인한다. 성별 불일치에 대한 정신의학적 진단을 확인하며 이러한 진단에 영향을 미칠 다른 정신의학적 요소가 있는지도 확인한다. 성별확정 호르몬 치료의 경우, 수술 전 약 6개월의 치료 기간을 권고하고 있으나 본인이 원하지 않거나 자신의 의학적 상태가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는 예외다. 이러한 요건을 확인하는 이유는 성별확정 수술이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변화 전에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충분히 탐색하고, 신체적 또한 정신적으로 준비하기 위함이다."
Q. 성별확정 수술로 어디까지 가능한가. "트랜스여성의 질은 피부이식, 점막 이식, 복막, S상 결장(대장 일부)으로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 트랜스여성의 경우 튀어나온 목뼈(갑상연골)를 축소할 수 있다. 음성(목소리)은 개인이 세상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수단이기에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부합하는 음성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원할 수 있다. 트랜스남성은 남성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목소리가 비교적 쉽게 굵어진다. 반면 트랜스여성은 여성화 호르몬 치료를 받아도 음색이 변화하지 않기에 음성 여성화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 트레이닝과 함께 이비인후과 후두전문의에게 음성 여성화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음색을 올릴 수 있다. 트랜스남성에서는 가슴조직을 절제하고 흉부를 남성의 형태로 재건하는 가슴 절제술(탑수술)을 시행한다. 트랜스여성에는 유방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이식을 통해 여성의 가슴에 부합하는 볼륨을 더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결희 강동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Q. 해외 의료계에선 성별확정 수술이 활발한가. "그렇다. 과거엔 유럽이 위주로 성별확정 수술이 발달했고 빨리 성장했다. 그런데 최근엔 미국이 엄청 빠르게 크고 있다. 미국은 성별확정 수술받기 위해 주를 건너가야 했지만, 지금은 주마다 큰 병원 내엔 성별확정 수술 센터를 대부분 갖췄다. '이퀄러티 인덱스'라는 인증제도도 생겼다. 각 병원 직원들에게 성소수자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성소수자를 위한 화장실을 갖췄는지, 성소수자 대응법이 있는지 등을 하나하나 인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대학병원에서 성확정 진료를 보는 게 필요하다. 나라가 낙후되면 다수만을 위해 살지만, 선진국은 소수자까지 배려한다. 우리나라도 그 정도로 발전됐다. 그리고 성소수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소수가 아니다. 가시화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그들이 가진 인간의 권리, 진료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런 권리를 지켜주는 건 종교나 개인적 신념과 상관없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그들을 인정해야 한다."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내 화장실은 성별, 성별 불편감과 관련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Q. 성별확정 수술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음경형성술을 받은 트랜스남성(여→남)이 고속도로 화장실에서 남자와 똑같이 서서 소변을 보고 감사하다고 한 적이 기억난다. 밖에서 보기에 외형이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서서 소변을 본다는 자체는 남성이 된 그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인 것이다. 질 재건 수술받은 트랜스여성(남→여)이 수술 후 질이 막히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아파하긴 했지만, 자신의 성에 부합한 기관(질)이 생겼다는 점에 안도하는 표정이 생각난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이 수술이 갖는 의미를 느낀다. 일부 성소수자들은 수술 자체가 위험하고 성별확정에 관련된 수술을 모두 받아야 한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성별확정 수술은 의학계에서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수술 방법의 하나며, 성별확정 관련 수술은 자신의 성별 불일치감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시행 받는 것이 옳다. HIV 감염인도 안전하게 성별확정 수술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