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VC)들이 결성한 펀드 중 미투자된 자금(드라이파우더)은 1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투자혹한기라는 말이 실제 유동성이 부족은 아닌 것"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이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업계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기도 위축되면서 스타트업이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1%포인트의 관리보수 인센티브 등 때문에 투자 전략을 바꾼 심사역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이 스타트업 업계는 자금부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메쉬코리아, 왓챠 등을 시작으로 올해는 그린랩스, 뱅크샐러드, 정육각, 클래스101 등 예비 유니콘급 기업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위기에 빠진 스타트업들은 사업모델에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다만 일부 스타트업에는 구제금융 성격의 투자가 이뤄졌으면 심각한 위기까지는 겪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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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당분간 상황이 급반전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올해 3분기 벤처투자 자체 집계액이 2조626억원으로 전년동기 집계액(1조9276억원)보다 7%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 거시경제 악화가 이어질 경우 투자혹한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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