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는 이번 CVC 규제 완화와 지원 확대를 통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22% 수준인 CVC의 투자 비중을 2027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벤처투자 업계 큰손인 기관 출자자(LP)들마저 지갑을 굳게 닫은 상황에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중기부의 노력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대부분 CVC가 신생 벤처캐피탈(VC)인 점을 고한 것이다. 그러나 CVC가 본격적으로 루키리그에 뛰어들게 되면 그보다 규모가 작은 신생 VC들은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
그런데 CVC는 루키리그 1차 심사부터 신생 VC를 앞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루키리그가 포함된 모태펀드(중기부 소관) 2023년 1차 정시 출자사업 공고를 살펴보면 한국벤처투자는 1차 심사 선정 우대기준으로 △LP모집 △지방투자 △출자비율 등을 제시한다. 이중 LP모집과 출자비율에 있어 CVC가 신생 VC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한다.
LP모집은 일정기준 이상 출자자 참여가 확정된 경우 주어지는 가점이다. CVC의 경우 지주사 혹은 계열사라는 든든한 LP가 버티고 있다. 모태펀드를 받은 이후에도 매칭 LP 모집에 안간힘을 써야하는 신생 VC와는 상황이 다르다. 출자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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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비율은 모태펀드가 제시한 출자비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낮게 출자금을 요청하면 주어지는 가점이다. CVC가 조성하는 펀드는 기본적으로 외부 출자비율이 40%로 제한된다. 루키리그의 최대 출자비율인 60%보다 20%포인트(p) 낮다. 가점 요건이 저절로 완성되는 셈이다.
아울러 CVC의 투자 방식이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루키리그에 맞는지도 의문이다. 전략적 투자(SI)에 목적을 두고 있는 CVC는 대개 투자 결정이 느릴 수밖에 없다.
CVC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지 약 2년, 업계 내 CVC의 입김도 커졌다. CVC가 기존 벤처투자 생태계 참여자들과 공존하면서 투자 활성화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하는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