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 커지자 "주식보다 금"…올해 금값 상승률, S&P 넘어섰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10.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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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 현물가, 온스당 2000달러 돌파…
S&P500 지수, 기술적 조정 구간 진입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중동 분쟁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온스당(1온스=28.3g) 2000달러(약 272만원)를 넘어섰고, 올해 상승률은 미국 뉴욕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수익률도 웃돌았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1.09% 오른 온스당 2006.32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가의 사상 최고치는 2020년의 2075.47달러였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가자지구에서 지상군의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금 현물 가격은 2020년 7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 폭인 1.2% 급등했다"고 전했다.



금 현물가는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긴급 공격한 이후 약 9% 상승했다. 중동 분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수요가 7개월 이래 최저치에서 반등하면서 금값도 올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7일 기준 금 현물가의 올해 상승률은 9.97%에 달하면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7.24%)을 넘어섰다. 뉴욕증시는 최근 채권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S&P500지수는 지난 7월 고점 대비 10.3% 하락해 기술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27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금 현물 가격 상승률 추이 /사진=블룸버그27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금 현물 가격 상승률 추이 /사진=블룸버그
TB은행의 바트 멜렉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 겸 상무이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진격하면서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더 큰 분쟁으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금값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멜렉 책임자는 "우리는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런 현실은 금 헤지와 함께 숏커버링으로 이어져 현재의 급등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외신은 최근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상황에서도 금값이 오르는 것에 주목했다.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금값과 미국 국채금리는 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안전자산이나 미 국채는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웃돌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금값은 올랐다.

블룸버그는 "중동 분쟁의 충격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중요한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위협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유가 급등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급증, 연준의 긴축 장기화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금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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