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시작…허인·조준희·손병환 하마평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3.10.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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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 전경 /사진=양성희 기자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 전경 /사진=양성희 기자


국내 은행권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장 선출 과정이 오는 30일 시작된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협회장을 대표하는 맏형격이다. 이번 신임 회장 선출을 앞두고도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한다. 14대 현 김광수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30일 만료된다.



회추위에는 11개 회원사 은행장과 현직 은행연합회장이 참여한다. 이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11월 중에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고, 11월 27일로 예정된 은행연 정기 이사회 이후 23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사원총회 의결을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정관상 1회 연임까지 가능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현 김광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연임한 사례는 1989년 취임한 정춘택 전 회장 1명에 불과하다.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과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소통이 능한 인사가 대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은행연합회장은 윤석열 정부 시기 들어 처음 선출된다. 김 회장은 2020년 문재인 정부 시기 선출됐다.

이에 현 정부 및 금융당국과 접점이 있는 인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허인 KB금융 부회장이 금융권 관심을 끌고 있다. 허 부회장은 1988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하면서 30년 넘게 KB에만 몸담았다.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 1년 후배다.

허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을 지내면서 KB국민은행 설립 후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다. 허 부회장의 재임 기간 동안 리딩뱅크를 탈환하면서 리더십과 능력을 인정 받았다. 정부 당국과의 접점뿐만 아니라 은행권 이해도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조 전 행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기업은행장을 거쳐 YTN 사장을 지냈다. 또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 본부장을 맡았고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순수 민간 출신으로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거론된다. 경남 진주 출신의 손 회장은 농협은행장을 거친 첫 내부 출신 농협금융 회장이다. 특별한 색채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도 거론된다. 윤 전 행장은 과거 한덕수 총리와 일한 경험이 있어 윤석열 정부의 국무조정실장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간 출신은 정부 당국과의 소통에 약점이 있고, 관 출신은 은행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며 "민관을 두루 거쳤거나, 민간 출신이면서 관과 연이 닿은 인사가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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