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 가판대 앞에서 소비자들이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2715012388090_1.jpg/dims/optimize/)
대형마트 흰우유만 3000원 미만...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점 흰우유는 더 비싸29일 유가공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서울우유를 필두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대형 유가공 업체들이 900㎖~1ℓ 가격을 3~4% 인상했다.
실제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선 900㎖~1ℓ 흰우유 제품을 2950~2980원 선으로 판매 중이다. 하지만 대형 소매점으로 분류되는 SSM을 비롯해 일반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에선 같은 제품 가격을 3100~3300원에 책정했다.
같은 흰우유지만 용량별 가격 인상률도 제각각이다. 유업체들은 900㎖~1ℓ 제품은 가격을 이전보다 약 3% 올렸지만, 이외 용량은 더 높은 가격 인상률을 책정했다. 일례로 서울우유는 편의점에 공급하는 흰우유 200㎖는 1200원, 1.8ℓ는 6200원으로 이전보다 각각 4.9%, 11.7% 올렸다. 다른 회사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원윳값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농 우유'는 가격이 훨씬 비싼 편이다. 700㎖가 5500원~5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기농 원유는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에 3년 동안 농약 없이 자연 퇴비로만 기른 유기농 풀을 먹어야 하고, 젖소 1마리당 일정 규모 이상의 축사와 방목장을 확보한 목장만 인증받을 수 있어 생산단가가 높다"며 "일반 제품과 가격 차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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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상품, 멸균 우유...저렴한 대체제 찾는 소비자들우윳값이 고공 행진하자 PB(유통업체 브랜드) 제품, 멸균 우유 등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흰우유 PB 상품은 900㎖ 기준 가격이 2500원대로 일반 제품보다 20% 가량 저렴하다. 같은 제조사가 만든 제품임에도 유통 구조, 생산량, 마진율 등을 고려해 다른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초고온에서 미생물을 죽여 무균 포장한 멸균 우유 가격은 더 저렴하다. 국내 브랜드는 1ℓ당 약 2100원, 폴란드와 호주에서 수입하는 제품은 1ℓ당 1300~2000원 선이다. 일반 우유에 비해 맛이 밋밋하고 유익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상온에서 6개월~10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고 품질도 점차 개선돼 소비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우윳값 인상 이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GS25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흰우유 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했는데, PB 우유 판매액은 86.9% 급등해 일반 브랜드(NB) 제품보다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CU에선 PB 흰우유 판매액이 전년동기 대비 99.7%, 세븐일레븐에선 90% 각각 증가했다.
멸균 우유 수입량도 대폭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 우유 수입액은 2020년 491만달러에서 지난해 2330만달러로 약 5배 증가했다.
업계에선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과 EU산 우유가 2026년부터 무관세가 되면 국내 유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수입 관세율이 6.8~7.2%인 점을 고려해도 국산 브랜드의 반값 수준인데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가 국산 우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