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새로운 K-푸드·수출 효자 됐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3.10.2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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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수출·판매하고 있는 김./사진제공=대상대상이 수출·판매하고 있는 김./사진제공=대상


검은색 음식인데다 해초류라 외국에서 즐겨 찾지 않던 김이 라면, 스낵에 이은 새로운 K-푸드가 됐다. 식품업계는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의 수출을 확대하는 등 김 브랜드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29일 해양수산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김 수출량은 2만 4862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수출액은 5억4068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2007년 6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김 수출 규모는 2021년까지 10배 넘게 성장하며 최근 3년 연속 매년 6억 달러를 넘기고 있다.



김은 2021년과 지난해 참치를 제치고 수산물 수출 품목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2021년엔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 1위에 올랐다.

식품업계는 할랄 인증, 맛 세분화 등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김부각 같은 스낵으로 해초류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영화나 콘텐츠로 인지도를 높인 계기가 있었다면 김은 자리 잡아가는 단계"라며 "일본 김은 초밥에 최적화돼 두껍지만 한국김은 반찬용, 스낵용 등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건강 간식이라는 평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대상 (22,400원 ▲1,150 +5.41%)은 해조류 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미국 등 30여 개국에 김을 수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의 지난해 국내외 김 사업 총매출은 950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증가했다.

대상은 올해 국내외 김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해조류 연구센터가 꼽힌다. 2018년 지은 해조류 연구센터는 양식·공정 기술 개발, 검사 체계구축 등 대상 해조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대상은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김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마마수카'라는 대상의 브랜드가 국민 김으로 자리 잡았다. 태국 유명 김 스낵 브랜드 '타오케노이'를 넘고 주요 유통 채널에서 김 스낵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기준 마마수카의 점유율은 63.5%로 타오케노이(32.6%)를 제쳤다.


베트남에선 2020년 하반기 김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연간 약 290t(15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에서 김 5개 품목의 할랄 식품 인증을 받는 등 동남아시아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동원F&B는 '양반김'을 미국, 일본, 태국 등 3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할랄 인증을 획득해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을 확대했다. 지난해 현지 김 판매액은 약 370억원으로 올해는 450억원까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출시한 비비고 김 스낵./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출시한 비비고 김 스낵./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경우 '비비고' 김을 6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올 8월까지 비비고 김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었다.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유럽, 미국에서 출시한 'bibigo seaweed snack'은 도시락 김을 베어먹을 수 있는 긴 막대 형태로 만들었다. 현지인이 선호하는 씨솔트,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 맛을 세분화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에 따라 열량은 낮고 영양이 풍부한 김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며 "김 취식 경험이 많아지고 있고, 한국 김은 조미김이나 김 스낵으로 만들기 적절한 두께와 맛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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