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목)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 사외이사 권한 강화...이사회 견제 삼성에 따르면, 삼성SDI와 삼성SDS는 지난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I, 삼성SDS 외 현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은 삼성 계열사들도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삼성물산 등 8개사는 이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대상이 아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은 사외이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의 거버넌스 체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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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2020년 2월에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2017년 4월부터는 기존에 운영되던 CSR 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은 2020년 2월 독립적 권한을 부여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들의 준법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 등 과제 산적내부 통제를 위한 점검은 일단락됐다. 현재 삼성은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반도체 업황은 언제 회복될 지 불투명한 상황으로, 대규모 반도체 적자 속에서 삼성전자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해 1, 2분기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000억원대에 머물며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이지만, 전세계 IT시장에 불어닥친 수요침체 여파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 등 대외 환경 변화도 경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10년 이상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반도체와 휴대폰의 뒤를 이를 미래 신산업을 발굴해 키워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폰이 서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 주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황금 포트폴리오'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그러나 이같은 포트폴리오 효과가 얼마나 더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은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인공지능(AI) 등에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보여왔으나,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 역시 눈독을 들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삼성의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2017년 삼성전자는 9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했지만, 이후 굵직한 M&A 소식은 없었다.
"그룹 컨트롤타워 다시 세워야"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3.3.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총수가 나서서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며 "치열한 경쟁 상황을 봤을 때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도 "이 회장은 숫자를 보는 대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룹 경영을 효과적으로 도울 조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