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짜리 오줌? 투자자는 잊었다…칭다오맥주 주가, 다시 올라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10.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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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가 찾아드립니다.

1.2조짜리 오줌? 투자자는 잊었다…칭다오맥주 주가, 다시 올라


지난 19일. 중국 칭다오맥주 공장에서 원료에 소변을 누는 듯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 속 노란 안전모에 작업복을 입은 남성은 주위를 한 차례 둘러보곤 익숙한 듯 방뇨를 했다. 이 영상이 칭다오맥주 3주조공장에서 찍혔으며 방뇨자가 직원이라는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졌다. 영상은 중국을 비롯해 칭다오 맥주를 즐겨 찾는 국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영상이 주말 동안 화제가 되고 지난 23일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개장하자 칭다오맥주 주가는 폭락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논란 이전과 비교해 67억위안(약 1조2000억원) 빠지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변'이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약세는 잠시였다. 칭다오맥주의 주가는 점점 회복세를 탔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투자자들은 '방뇨 논란'을 잊었다.



지난 26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칭다오맥주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8% 오른 81.90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칭다오맥주의 영상이 논란이 되자 주가는 지난 23일 81.09위안(20일 종가)에서 장 중 75위안까지 떨어졌다. 7%대 급락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점차 오르면서 전 거래일보다 소폭 떨어진 수준인 80.79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급락한 지난 23일 칭다오맥주는 해명에 나섰다. 현지 언론에 "영상 속 인물과 촬영자 모두 외주 하역업체 직원"이라며 "촬영 장소도 칭다오맥주의 원재료 창고가 아니라 야외 공공장소"라고 했다. 이후 중국 공안이 21일 영상 촬영자와 방뇨 의심자를 체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칭다오맥주 직원이 아니었다.



칭다오맥주 방뇨 논란이 급속도로 봉합되면서 주가도 회복세를 탔다. 지난 24일 2.83% 빠졌던 주가는 25일부터 강세로 전환, 2.2% 상승했고 이날 2.08% 오르면서 원래의 가격을 회복했다. 이날 종가는 방뇨 영상이 화제가 되기 전인 19일(81.08위안) 종가보다 높다. 영상이 불러온 주가 폭락은 나흘 만에 회복됐다.

과거에도 위생 논란이 있었던 중국 식품 기업의 주가는 금세 회복세에 올랐다. 2021년 8월2일 중국에서는 프랜차이즈 음료 업체인 '나이쉐더차'의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현지 매체 기자가 나이쉐더차의 베이징 매장을 잠입 취재해 매장 안에서 벌레가 나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으며 까맣게 변한 과일을 상한 부분만 잘라서 음료에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를 낸 것이다.

당시 '인플루언서 밀크티'로 인기를 얻고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던 나이쉐더차의 주가는 단번에 폭락했다. 2021년 8월3일 주가는 10.83%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20억 홍콩달러(약 3474억원) 증발했다. 그러나 이튿날 주가는 4.53% 상승, 등락을 반복하다가 같은 해 8월10일 11.38% 회복하면서 하락분을 만회했다. 주가는 닷새 만에 원상태가 됐다.


이번에도 중국 증권가에서는 '방뇨 논란'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즈멍 궈타이쥔안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형성된 단기적인 여론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3분기 판매량은 높은 기저의 영향으로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기 제품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고급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1.2조짜리 오줌? 투자자는 잊었다…칭다오맥주 주가, 다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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