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빚투 막아라"…영풍제지 사태에 놀란 증권가 초긴장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10.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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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잔액 1조 넘어 '사상 최대'…반대매매도 5000억대
업계. 금감원 점검에 임원소집·증거금률 상향 등 긴급대책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지켜 본 증권사들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잔고(20일 기준)는 1조259억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지켜 본 증권사들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잔고(20일 기준)는 1조259억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지켜본 증권사들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키움증권의 대규모 미수금 사태를 단순히 '남의 일'로 치부할 수만 없어서다. 각 증권사는 최근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하거나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인 종목들의 미수거래 차단에 나섰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잔고(10월20일 기준)는 1조259억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이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대 규모다. 초단기 외상 주식 거래인 미수금 잔고는 올 초 1000억~2000억원대를 기록하다 지난 5월부터 5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부침을 반복하다 지난 18일 7600억원대, 지난 19일과 20일 1조원을 넘겼다.



반대매매 규모도 지난 5월 초 500억원을 넘어선 뒤로 지난 18일부터 2768억원으로 급증하더니 19일과 20일 모두 5000억원대를 넘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주식을 담보로 고객에게 자금을 빌려준 뒤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주가가 하락해 평가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미수금·반대매매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를 계기로 키움증권을 비롯한 전 증권사 미수 사태를 점검하고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전 증권사에 미수채권 발생 현황 등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모은 후 각 증권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 지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미수거래 관련 증거금률은 회사 자율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결정하는 거라 (각 증권사가) 적용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한 뒤 제도적 개선과 보완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도 "금감원에서 증권사별로 일단 영풍제지 관련 신용이 얼마나 나갔나, 미수금이 얼마인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키움 외 문제가 많은 증권사 위주로 보완하라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증권사는 지난 주말과 전날 주요 임원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해 현 미수거래 상황을 점검했다. 아울러 이날부터 급등주에 대한 미수거래를 차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LS네트웍스, LS전선아시아, POSCO홀딩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등 18개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증거금률 100% 지정 종목은 현금 미수 거래와 신용·대출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POSCO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한미반도체, 넥스틸 등 기존 30~40%였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 역시 DL건설, 가온그룹, 국보디자인 등에 대해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조치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한 달에 2번 시세 급변 종목에 대해 고객에게 따로 안내한다"며 "그런데도 혹시 모를 구멍이 있을까 봐 꼼꼼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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