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70m쯤 떨어진 가죽가게 골목의 일부 가게들은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영업 시간이 되면 가게 바깥의 적재물을 치우거나 자체 안내문(오른쪽) 등을 통해 보행 불편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천현정 기자
이태원역에서 100m쯤 떨어진 클럽 골목길은 성인 3명이 지나가면 가득 찰 정도로 폭이 좁았다. 골목길 양옆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돌출돼 있어 통행에 방해가 됐다. 몇몇 실외기는 지면으로부터 160㎝ 정도 위에 설치돼 자칫 머리를 부딪힐 수 있는 높이였다.
골목을 지나던 시민 이보아씨(21)는 "이태원에 자주 오는데 주말에는 이 골목에 사람이 가득한 편"이라며 "시민들이 골목 양쪽 벽으로 붙어야 간신히 차가 한 대 지나갈 정도라 이 길을 지나면서 위험하다고 느낀 적도 있다"고 했다.
이태원역에서 100m쯤 떨어진 폭 4m의 클럽 골목길(왼쪽). 성인 3명이 지나가면 가득 찰 정도로 폭이 좁다. 이 골목길 상단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돌출돼 있어 통행에 방해가 됐다. /사진=천현정 기자
고밀도 위험 골목길 주변 상인들은 좁은 골목길로 통하는 출입구를 통제하고 대로 방향으로 우회 통로를 안내하는 등 골목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70m쯤 떨어진 가죽가게 골목에서 양식점을 운영하는 상인 C씨는 골목길로 이어지는 가게 계단을 폐쇄하고 대로 쪽 출입구로 우회하도록 안내판을 설치했다. C씨는 "골목길 쪽 출입구는 비상구로만 쓰고 메인 거리의 출입구를 주요 출입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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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길에서 만둣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D씨는 "구청에서 테이블 등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 골목이 좁아지지 않게 신경 써달라고 주기적으로 안내하러 온다"며 "재료 손질을 위해 골목에 테이블을 펼쳐놨지만 저녁 오픈 시간 전에 가게에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70m쯤 떨어진 가죽가게 골목의 일부 가게들이 비좁은 골목 대신 골목 바깥의 거리로 주요 출입문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천현정 기자
이태원 주민 김성갑씨(70)는 "평일에는 골목길에 유동 인구가 적어 걱정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 유동 인구가 확 늘어 일대 골목마다 사람이 들어차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오는 27~31일 핼러윈 기간에 홍대, 이태원, 강남역 등지 이면도로 16 곳을 고밀도 위험 골목길로 선정하고 안전대책을 시행한다. 이 지역 지형과 경사로, 도로 폭에 따라 A(심각·밀집도 1㎡당 5명), B(경계·1㎡당 4명), C(주의·1㎡당 3명) 총 3개 등급으로 나눠 대응한다.
이 가운데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골목길 5곳은 모두 A등급에 해당했다. 아울러 용산구청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닷새를 다중인파 밀집 기간으로 지정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사전에 차로와 보행로를 나눠 군중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