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의 투기적 매수세에 불을 댕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항소법원은 23일 SEC와 가상자산 투자업체 그레이스케일 간의 현물 ETF 승인을 둘러싼 분쟁에서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월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한 SEC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SEC에 재검토를 지시했는데 이날 항소법원은 그레이스케일의 승소를 공식화했다.
그레이스케일 외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CBOE 등도 비트코인 현물 ETF 제공에 나설 태세다. 지난주엔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가 SEC 승인을 받았다는 코인텔레그래프의 잘못된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들썩이기도 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번 소동에 대해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의 억눌린 관심을 보여준 예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가상자산의 필요성에 대해 듣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선 다시 비트코인 폭등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는 2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다음엔 13만 5000달러(1억8000만원)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18일 엑스에 "인플레이션은 달러(현금)를 벌기 위해 일하는 중산층과 빈곤층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며 "오늘날 부자들은 금, 은, 비트코인을 벌기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반감기와 현물 ETF 승인이 강세장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상승은 대부분 4년마다 발생하는 반감기 이벤트 직후에 이루어졌다"면서 "추정은 다양하지만 과거는 다음 반감기를 2024년 4월로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약 4년을 주기로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를 반감기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