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없는 미래…尹, '한-사우디' 4대 과학기술협력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박종진 기자 2023.10.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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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양국의 과학기술자들과 만나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 등 4대 미래전략산업에서 협력을 역설했다. 석유에너지와 건설 위주의 과거 협력 구도를 탈탄소 기반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시키려는 '중동 2.0' 협력 시대를 내세우는 윤 대통령이 이를 달성할 핵심 동력으로서 과학기술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KACST)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포럼은 포스트 오일 시대을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고 한-사우디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인 에너지·디지털·바이오·우주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간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순방 때마다 캐나다(토론토대), 스위스(스위스연방공대), 미국(MIT), 프랑스(소르본대) 등 각국의 최고 수준 연구기관을 찾아 과학기술에 기반한 양국간 연대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도 건설·자원 협력과 함께 양국 미래 협력의 지평을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尹대통령 "한-사우디 함께 연대하면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덕연구개발특구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과학기술 진흥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저탄소 산업구조 개편에 힘쓰고 AI(인공지능), 바이오헬스, 우주 분야를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을 가속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4대 분야(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함께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루어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
실질적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디지털 분야에서는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체결한 국가 차원의 포괄적 디지털 전환 협력 MOU(양해각서)에 이어 사우디 주요 5개 도시에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 계약도 체결한다. 삼성은 5G 기술을 바탕으로 사우디 에너지 기업들과 디지털 네트워크로의 전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네옴시티와 같은 첨단도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좋은 테스트 베드이자 시장"이라고 말했다.

청정에너지 기술협력에서는 수소경제 부분이 눈에 띈다. 최 수석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일조량을 가진 사우디는 그린수소 생산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그린수소 인프라를 구축해 석유 강국에서 수소 강국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며 "석유, 천연가스 채굴이 줄어들어 만들어질 사우디의 수많은 폐 광구는 우리나라의 탄소포집저장기술을 시연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도시 플랫폼, 청정에너지-수소, 바이오헬스-스마트팜, 우주-공동참여 프로젝트 등서 협력
바이오헬스에서는 스마트팜 분야가 주목된다. 자국내 소비 식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술 확보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AI(인공지능), 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작물 육종 기술 등이 결합한 스마트팜은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훌륭한 대안이다.

최 수석은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합성생물학, 유전자교정 등 첨단바이오 기술이 스마트팜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농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앞서 사우디 첫 여성 우주인에게 사우디 우주국의 미래기술과 장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리야드=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앞서 사우디 첫 여성 우주인에게 사우디 우주국의 미래기술과 장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10.24.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협력의 경우 사우디는 올해 6월 기존 우주위원회를 정보통신기술부 소속 우주청으로 개편하고 여성 우주인을 배출하는 등 우주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출범할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청과 함께 양국이 모두 참여하는 미국 나사(NASA, 항공우주국)의 아르테미스 달탐사 프로젝트, 우주 탐사,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최 수석은 "사우디의 예에서 보듯 세계 각국은 우주 관련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우주경제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현재 국회에서 진전이 없는 우주항공청법의 조속한 처리를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포럼 참석 전에는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사우디의 주요 연구성과 전시부스를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최초 우주인이 수행한 우주정거장 실험, 사우디의 가상병원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 등을 소개받았다. 이날 포럼에는 사우디의 압둘라 알 스와하 통신정보기술부 장관(KACST 이사회 의장),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장관, 무니르 엘데소키 KACST 원장, 우리나라에서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을 비롯해 한-사우디 주요 연구자와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최 수석은 "이번 포럼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연구자들과 기업인들이 과학기술 협력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양국이 과학기술에 기초한 미래지향적인 연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와 인적교류 등을 통해 후속 논의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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