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우디 학생 2000명앞 "코리아 국명, 아라비아 상인이 붙여"

머니투데이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박종진 기자 2023.10.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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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尹대통령, 사우디 최고(最古)대학서 해외정상 최초 강연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강연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3.10.23.[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강연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3.10.23.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보다 많은 사우디의 청년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어를 배우고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탈탄소를 기반으로 '중동 2.0' 협력을 내세운 윤 대통령이 양국 교류의 핵심인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적극적 지원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간) 사우디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사우디 학생들을 위한 정부의 장학금 지원도 확대하겠다"며 "또한 바이오, 메디컬, 재생에너지 등 첨단분야의 연구와 여성 리더십 강화 등 사우디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한국 유학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국의 오랜 교류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미래를 향한 협력, 특히 미래세대가 중심이 되는 협력 강화를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수교한지는 61년이 되었지만 두 나라의 교류의 역사는 천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며 "우리 두 나라는 소위 '인센스 로드'라 불리는 길을 통해 교역을 해왔고 신라 시대에는 해상을 통한 문화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10세기 고려 시대에는 벽란도라는 항구에서 아라비아를 포함한 많은 외국과 교류했다"며 "이 무렵에 '꼬레' 또는 '코레아'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지금 '코리아'라는 국명이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서 붙여졌다는 점을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아랍 지리학자 알 이드리시가 1154년 노르만 왕조의 로지에로 2세의 지원 하에 제작한 세계지도에는 유럽이라는 이름도 등장하기 전에 '알 신라'(Al Shilla)라고 한국이 표기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교류 협력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10.23.[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10.23.
윤 대통령은 20세기 이후에 '한강의 기적'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특별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970년대에 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해서 인프라 협력으로 맺어진 한국과 사우디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는 한국 경제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며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고 교육 분야에서만 한해 약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원조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포스트오일 시대를 대비해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스마트 첨단 도시의 청사진인 '네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바로 미래세대인 청년"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30세 이하의 청년들이 인구의 63퍼센트를 차지하는 젊은 청년 국가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미래의 주인공들"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여러분 선조인 아라비아인들이 동서양의 문물교류에 선도적 역할을 했고 인류 문명의 발전과 풍요로운 번영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여러분께서 잊지 마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킹 사우드 대학교는 1957년에 설립한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대학이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다. 이날 윤 대통령의 강연은 대학 역사상 최초로 외국 정상이 대학에서 한 강연이다. 강연에는 유스프 빈 압둘라 알 벤얀 사우디 교육부장관, 바드란 알 오마르 총장 등 킹 사우드대 교원들을 비롯해 킹 사우드대 학생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강연 이후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교류 지원 확대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학생들의 관련 질문에 앞으로 사우디에 있는 대학과 교육기관에서 한국어과나 기계공학, 전기차 분야의 학과 등이 설치된다면 우리 정부가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우리 기업들은 사우디와 협력해 현지 생산거점에서 전기차와 선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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