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힐링' 맨발 걷기 열풍에 서울 '흙길' 많아진다[시티+줌(zoom)]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23.10.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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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힐링' 맨발 걷기 열풍에 서울 '흙길' 많아진다[시티+줌(zoom)]


맨발 걷기가 인기를 끌면서 서울 자치구들의 흙길 조성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맨발 걷기는 숲길이나 산책로를 맨발로 걸으며 땅의 에너지를 직접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땅과의 접촉으로 치유한다'는 뜻의 '어싱'(Earthing)이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23일 서울시내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초구는 총 4㎞ 규모의 맨발길을 조성한다. 이번에 새롭게 만드는 맨발길은 경부고속도로 주변 용허리근린공원 인근 길마중길 200m와 잠원IC∼신사2고가 길마중길 150m 등 2곳이다. 세족장과 신발 보관대를 갖춘 황톳길로 올 12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서초구는 내년에도 △서리풀공원(청권사 주변) 600m △우면산(아쿠아육교 주변) 200m △문화예술공원(더케이호텔 인근) 200m 등 총 1㎞ 규모의 맨발길 3곳을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한 총 2.2㎞ 규모의 맨발길 5곳에 대해선 세족장과 신발보관대 등 편의시설을 갖춰 편리하고 안전한 흙길로 개선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도심 속 녹지공간을 명품 둘레길로 만드는 '서행길(서리풀 행복 길)'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맨발길 조성도 서행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천구도 최근 '맨발흙길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5년까지 총연장 3.7km의 맨발길 20곳을 조성·정비한다.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권역별 맨발흙길 대상지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이미 조성된 정비 구간을 포함해 △달마을, 용왕산, 목마공원 등 목동 7곳 △한울, 곰달래, 서서울호수공원 등 신월동 5곳 △갈산, 신트리, 계남, 온수공원 등 신정동 8곳 등을 최종 선정했다. 여기에 대상지별로 황토·마사토 등 흙길 재료를 선별하고, 세족장·신발장·휴식공간·안내판 등이 필요한 시설을 세분화했다.
양천구 곰달래공원의 맨발 흙길 조성 투시도./사진제공=양천구청양천구 곰달래공원의 맨발 흙길 조성 투시도./사진제공=양천구청
노원구는 지난 6월 '중랑천 제방 황톳길'을 총 510m로 연장하고 황토 관리와 부상 방지를 위한 전담 인력을 배치해 개장했다. 앞서 상계고등학교 맞은편 중랑천 창동교∼녹천교 부근 제방길에 조성해 한 달간 시범 운영한 60m의 황톳길을 다녀본 뒤 설문 조사에 참여한 구민 중 83%가 만족한다는 의견을 내자 무려 450m나 연장한 것이다.



보라매공원 내에 맨발황톳길이 있는 동작구는 상도공원(유아숲체험장)과 현충공원(유아숲체험장), 대방공원 등에도 같은 길을 만든다. 각 산책로는 약 100m 규모로 조성되며 모두 자연 친화적인 황토를 활용해 촉촉하고 폭신한 느낌을 직접 맨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동작구는 동작반려견공원과 노들나루공원 등 기존 산책로와 연계한 흙길을 내년 상반기까지 6곳 이상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주민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동네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맨발길을 조성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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