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美해저케이블 공장설립 추진 "최종 투자결정 임박"

머니투데이 동해(강원)=이재윤 기자 2023.10.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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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LS전선 동해공장서 기자간담회…베트남 이어 미국에 초고압 제조공장 추진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 19일 LS전선 동해공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LS전선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 19일 LS전선 동해공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LS전선


"미국 현지에 초고압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이제 막 도입을 시작하는 단계라 해저케이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최종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황입니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동해공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국 타보로, 댈러스에 중·저압 케이블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LS전선이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LS전선은 미국에서 2017년 해상풍력단지 연계 사업과 2020년 해저케이블 교체 작업을 수주했다.



김 부사장은 구체적인 미국 공장부지나 투자 규모를 밝히진 않았으나 "동해 공장의 50% 규모로 스타트(시작)하려고 하고 있다"며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LS전선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동해공장에 8555억원을 투자해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를 갖췄다. 전용 공장 연면적이 3만4816㎡(약 1만532평) 규모라는 걸 감안하면, 미국엔 1만6000㎡(약 5000평) 정도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해저케이블 제조·운반·포설까지 턴키(일괄)로 처리가 가능한 글로벌 4대 업체로 손꼽힌다. 주요 업체는 LS전선을 포함해 프랑스의 넥상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독일의 NKT 등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VCV타워도 지난 5월 준공해 가동에 돌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저케이블 수주 잔고가 3조7949억원에 달한다.



지난 19일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원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 중앙),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왼쪽),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S전선지난 19일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원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 중앙),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왼쪽),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S전선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노후 전선 교체수요와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따른 해저케이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미국의 연간 해저케이블 부족량 전망치는 2030년 410km에서 2040년 2303km로 추산된다.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LS전선 최고재무책임자)는 간담회에서 "미국 해상풍력 시장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IRA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우 미국산 비중이 40%이지만 해상풍력은 20%만 넘으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IRA보조금은 책정된 예산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외에 아시아에선 베트남·대만에서의 수혜가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제8차 전력개발계획'에 따라 2030년 설비용량 목표치를 6GW(기가와트)로 설정하고 있다. 대만은 2035년까지 15GW 규모 해상 풍력단지를 조정할 방침이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부문 매출액이 향후 5년 내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LS전선 CFO)가 지난 19일 LS전선 동해공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LS전선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LS전선 CFO)가 지난 19일 LS전선 동해공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LS전선
LS전선은 추가 인수합병(M&A)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LS전선은 지난해 해저케이블·통신 포설선 3대를 보유한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저케이블 포설선은 하루 임차료가 1억원에 달하며, 제품 공급 단가의 15~20%가량이 운반·포설 비용으로 들어간다. 김 부사장은 "기회는 열려있다. 권역별로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저케이블 시장이 커질 수록 LS마린솔루션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LS마린솔루션은 2030년 목표 매출액을 올해 6배 수준인 4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사장)는 "모기업인 LS전선과 해상풍력 시장에 같이 진출하면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영업 이익률은 15%이상으로 잡고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인력문제다. 해저케이블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관련 인력은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쟁 업체 간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김 부사장은 "해저케이블 시장이 준비할 시간도 없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보니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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