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1달러(1.29%) 오른 톤당 794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구리는 전기, 전자, 건설 등 각종 산업 분야의 필수적인 원자재로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경기 확장 혹은 회복기에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도 함께 뛰는 경향이 있다.
최근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건 중국의 부동산 경기 악화다. 중국 정부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건설·인프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부동산 대기업집단인 헝다그룹에 이어 비구이위 채무 불이행(디폴트) 수순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구리의 주요 소비국인 중국은 소비, 생산 지표가 회복되면서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외 여건이 불확실하고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다"며 "구리 수요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고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전 세계 최대 산업금속 행사인 'LME 위크 2023'에서도 내년부터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증시 전문가들의 현장 투표 집계 결과 내년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금속은 △구리 55.2% △주석 21.8% △니켈 8% △납/아연 6.9% △알루미늄 4.6% △철강 3.4% 순이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단기적으론 고금리 부담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 연기에 가격 하방 압력이 있으나 내년 1분기(톤당 7500달러)를 바닥으로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조정 시 저가 매수 전략을 통해 톤당 1만달러 재탈환을 목표로 하는 투자는 유효하다"고 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공급 부족도 구리 가격 상승에 힘을 실어준다. 주요 구리 광산기업의 설비투자(케펙스·CAPEX)가 늘지 않고 있고 중국의 환경규제로 구리 제련 가동률도 높아지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델코, 리오 틴토 등 주요 광산기업 9개 업체의 설비투자 규모는 2013년 21억3000달러에서 지난해 19억4000달러로 줄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까지 구리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20년 만에 구리 가격의 수퍼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며 "구리 제련, 가공사를 핵심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LS (126,900원 ▲3,700 +3.00%), 미국 제조 건설 지출과 전력망 투자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LS ELECTRIC (157,900원 ▼5,400 -3.31%), 구리 가격 상승으로 장기 실적 증가가 가능한 풍산 (63,100원 ▲1,800 +2.94%)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