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탐지견 '럭키', 암으로 눈 감던 날…"영원히 기억할게"[영상]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3.10.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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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탐지견 '럭키'의 임종을 지키고 있다. /영상=대전경찰청대전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탐지견 '럭키'의 임종을 지키고 있다. /영상=대전경찰청
"영원히 기억할게. 수고했어."

늘 밝고 건강했던 탐지견 에이스 '럭키'(마리노이즈)가 동료들의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2015년 4월3일 태어난 대전경찰특공대 탐지견 럭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국가 주요 행사를 비롯해, 안전 검측·실종자 수색·폭발물 신고 등 약 200회 이상의 임무 수행하며 동료 경찰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대전 경찰은 "특공대 탐지견 럭키는 대전특공대 창설 이래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던 최고의 경찰견"이라고 럭키를 회상했다.

20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특공대 탐지견 에이스로 불리던 럭키는 지난달 22일 숨을 거뒀다. 럭키는 2017년 관세청장배 전국 폭발물탐지견 경진대회 3위 입상을 비롯해,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에선 2020년 폭발물 탐지 부문 1위, 2022년 수색견 운용 부문 3위, 2023년 수색견 운용 2위 등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며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근무했던 '럭키'의 투병 당시 모습. /사진=대전경찰청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근무했던 '럭키'의 투병 당시 모습. /사진=대전경찰청


그랬던 럭키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지난 6월이다. 럭키는 원인 미상의 종괴가 발병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을 받았다. 올해에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차지할 만큼 건강했기에, 대원들은 럭키의 몸에 생긴 갑작스러운 병을 믿기 어려웠다.

럭키는 입원 치료에도 자발적 기립과 배변 활동이 불가했고, 피부 욕창 및 내출혈로 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더 이상 치유가 불가능해 인도적 처리(안락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문의 소견에 특공대원들은 럭키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5일 럭키 안장식을 엄수되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지난달 25일 럭키 안장식을 엄수되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
6년간 럭키와 호흡을 맞췄다는 핸들러 이상규 경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이른 새벽부터 함께 일했던 추억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며 "실종자 수색을 함께 나갔을 때도 사람이 없는 곳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임무를 수행했다"고 럭키를 떠올렸다.


이 경사는 럭키에게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하늘에서는 여기 있을 때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많이 보고 싶고, 다시 만나면 같이 즐겁게 시간 보내자"고 인사를 전했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5일 럭키 안장식을 엄수했다. 태극기로 감싼 럭키의 유해는 특공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다.

대전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탐지견 '럭키'의 임종을 지키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대전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탐지견 '럭키'의 임종을 지키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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