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찍을라, 이자 무서워…강남 아파트도 '호가 1억' 낮췄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3.10.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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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피로감·고금리 등 겹쳐
서울 아파트 시장 '소강상태'
주간 매매가 상승률 0.09%

8% 찍을라, 이자 무서워…강남 아파트도 '호가 1억' 낮췄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여름까지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뜨거워졌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추석 연휴 이후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단기간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이 겹치면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연휴 이후 매수 문의가 다소 늘어나면서 전주(0.07%)보다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0.1% 수준을 밑돌았다. 앞서 서울 지역 상승률은 올해 8월 셋째 주 0.14% 상승하며 이달 첫 주까지 0.1%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금리 인상 우려와 매수·매도자 간 희망가격 차이로 계약 성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울은 연휴 영향으로 뜸했던 매수 문의가 다소 회복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지역·단지 위주로 오른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000건 넘게 쌓였다. 프롭테크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7만6671건으로 2020년 10월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5만건 안팎이었던 매물은 50%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집값 회복한 이끈 주요 동력 중 하나는 '가계대출'이었는데, 금리 부담이 재차 커진 게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완만하게 내려갈 것으로 기대됐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미 상단이 7%를 돌파해 8%를 넘보는 상황이다. 현재의 고금리 상황이 단기간 내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기 급등폭이 컸다는 인식에 따른 영향도 크다. 지난해 거래절벽 등 급격한 침체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올해 대출 규제 완화 등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일 전고점을 갈아치웠던 강남 주요 단지에서도 전고점 대비 가격을 낮춘 거래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는 35억원(1층)에 실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올해 7월 36억5000만원(4층)에 매매됐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84㎡도 이달 들어 21억9500만원(8층), 22억9500만원(29층)에 각각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전 23억4000만원(16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내린 셈이다.


강남 외 다른 지역에서는 매물 호가를 고치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다. 성동구 행당대림 전용 84㎡는 12억7000만원으로, 성북구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는 9억7000만원으로 당초 호가보다 1000만~3000만원 내렸다.

한편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07%, 수도권은 0.11%를 나타냈다. 지방은 지난주와 동일한 0.03% 상승을 유지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먼저 반등했던 세종은 -0.01%를 기록, 3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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