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해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 참가하는 등 에피스클리 홍보에 나섰다. 오가논, 바이오젠 등 파트너사들과 협력했던 기존 다른 제품들과 달리 에피스클리는 직판하기로 결정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직판 제품이다. 이름에도 '에피스'를 넣어 이러한 의지를 드러냈다. 희귀질환 치료제다보니 자체 판매망으로도 충분히 공급이 가능하고 판매 이익을 가장 높이려면 직판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결과로 보인다.
가격은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솔리리스보다 크게 저렴하다. 현재 솔리리스를 활용한 PNH 치료 비용은 환자 1명 당 연간 4억~5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완치가 되진 않아 평생 발생하는 비용이다. 지난 6월 유럽혈액학회에서 만난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PNH 환자 450명 중 적극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300명인데 이중 150명(임상 50명 포함)만 치료를 받고 있다"며 "솔리리스란 치료제가 있고 효과도 좋지만 약이 비싸다보니 150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똑같은 효능을 지녔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며 "비싼 약 값에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국가 재정도 보다 튼튼히 할 수 있단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에피스클리 임상 3상을 총괄했다.
솔비톨(Sorbitol)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에피스클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솔비톨은 의약품 안정성 제고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하지만 과당 또는 설탕·솔비톨·갈색설탕 등 과당 전구물질을 소화할 수 없는 과당 불내증 환자에는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투여가 금지돼있다. 과당 불내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2세 미만 영유아에도 투여해선 안 된다. 이는 또 다른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베켐브(개발사 암젠)와의 차별점이다. 솔비톨은 솔리리스에도 없다. 이에 따라 베켐브는 PNH 환자가 과당 불내증 환자인지 아닌지 확인된 후에만 처방이 가능하다. 의사, 환자로선 베켐브 처방 전 과당 불내증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선행해야 하므로 다소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 즉 에피스클리는 유럽 PNH 치료제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강점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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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에피스클리의 유럽 출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궁극적인 가치인 환자 접근성 확대를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의약품 미충족 수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