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달 여건 악화하는 여전사…ABS 발행 늘도록 금융규제 풀어야

머니투데이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2023.10.20 05:51
글자크기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최근 시장금리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지속 가능성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최고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가 3.5%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071%로, 4% 선을 넘어섰고 장기금리인 10년물도 4.341% 수준이다.

미국과 국내 국채시장은 전반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아지며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 상승세가 가파른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당분간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채권 및 기업어음(CP) 발행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국채시장 금리 상승이 부담스럽다. 최근 국고채(3년물)와 여전채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여전채(AA-)의 스프레드가 최근 100bp(베이시스 포인트)를 넘는 수준이며, 이는 국고채(3년물)와 회사채(AA-) 간 스프레드보다 약 25bp 높다.

최근 여전사의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는 돌발 악재도 들려오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조치가 폐지된다. 은행권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다.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 폐지 시 은행의 자금 조달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은행채 발행 물량이 많아지면 은행채 가격 하락으로 인한 발행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여전채 발행금리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여전채 금리의 추가 상승은 카드론, 자동차할부금융 등 여전사 주요 운용금리의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대출채권 부실화 등 재무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개연성이 있다. 더욱이 올해 만기도래하는 여전채에 대한 차환 발행 시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져 여전사의 이자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여전사의 조달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여전사는 순수 채권(straight bond)의 발행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대출채권 또는 매출채권을 많이 보유한 카드사 및 캐피탈사의 경우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는 자산유동화 증권(ABS) 발행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ABS 발행 비중을 늘리는데 여러 규제가 존재한다. 우선 ABS 위험보유규제(risk retention rule)의 완화가 필요하다. 지난 2021년 도입된 위험보유규제는 ABS 발행 시 자산보유자가 ABS 발행액의 5%를 의무 보유토록 하는 제도다. 신용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여전사는 ABS 발행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이용한 ABS 발행이 가능토록 금융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자동차 금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 중인 여전사의 경우 최근 공유경제 확대에 맞춰 리스자산중 렌탈자산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렌탈 자산 보유를 리스자산 범위 내로 제한하고 있어 렌탈자산을 이용한 ABS 발행을 확대하는데 제한이 되고 있다. 여전업 감독규정에 명기된 해당 제도의 규제 완화를 통해 여전사의 조달비용 절감을 위한 금융당국의 지원이 시급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