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제친 K-리걸테크...생성 AI 날개 달고 유니콘 도약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3.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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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로지어 렉시스넥시스 북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18일 열린 '리걸테크 AI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파스칼 로지어 렉시스넥시스 북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18일 열린 '리걸테크 AI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미국에서 법조인 84%는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반의 도구가 변호사와 법률 사무원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AI가 법률시장에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법률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리걸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의 파스칼 로지어 북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18일 열린 '리걸테크 AI 포럼'에서 자체적인 조사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렉시스넥시스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연방과 주법원 판결문, 법령, 주석서는 물론 소장(訴狀)까지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방대한 자료를 활용한 법률전문 생성 AI 'Lexis+ AI'를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로지어는 "미국에서는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15%가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AI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생성 AI는 최신 거대언어모델(LLM)과 고급 기술을 결합해 최고 품질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사회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기술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법률 분야 생성 AI는 부당한 편견이 없어야 하고 결과물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18일 열린 '리걸테크 AI 포럼' /사진=최태범 기자18일 열린 '리걸테크 AI 포럼' /사진=최태범 기자
한국의 경우 리걸테크 산업은 일반 대중에게는 거의 인지도가 없는 수준이다.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리걸테크 산업을 바라보는 국내 변호사단체의 부정적인 인식에서 비롯됐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는 '로톡'과 같은 변호사 광고 플랫폼에서는 홍보비를 많이 지출한 변호사가 사건 수임에 유리해 법률시장이 왜곡될 것으로 봤다. 이를 막기 위해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다. 이 때문에 다른 리걸테크 기업들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법무부가 지난달 26일 변호사징계위를 열고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대한변협의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하면서 국내 리걸테크도 성장을 향한 기지개를 켜게 됐다.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3~4년 안에 국내 최초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 연구소장은 이날 포럼에서 "앞으로 법조인이 AI를 사용하지 않는 선택지는 없을 것"이라며 "법률사무의 전형적인 업무가 LLM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 이용을 전제로 업무 프로세스가 재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앤컴퍼니가 제작한 AI 기반 통합 법률정보 시스템 '빅케이스GPT'의 경우 총 150문항으로 구성된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항에서 총 80개의 정답을 맞히며 오픈AI의 언어모델인 GPT-3.5와 GPT-4를 활용한 결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앤컴퍼니가 GPT-3.5와 GPD-4에 변호사시험 객관식 문항을 풀도록 한 결과 각각 28.7%와 34%의 정답률을 보였다. 빅케이스GPT는 53.3%에 달한다. 로앤컴퍼니는 국내 판례 329만건 중 정보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모아 법률 분야 질의에 최적화된 답변이 나오도록 설계했다.

생성 AI 기반 법률상담 챗봇 '로앤봇'을 출시한 로앤굿의 민명기 대표는 "AI 챗봇은 변호사를 멀리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편리한 정보 검색 느낌으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변호사와의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민 대표는 "AI는 변호사를 만나기에 심리적 거리감, 경제적 부담, 시공간 제약이 있는 법률 사각지대의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법에 특화된 변호사용 AI 챗봇을 만들고 있다. 다양한 문서를 바탕으로 필요한 사실관계를 취합해 가공하고 쟁점에 대해선 궁금한 질문에 대한 답과 출처를 제공한다. 이 내용을 모두 종합해 최종적인 법률문서(의견서·소장·계약서)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2000여개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산하 리걸테크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법조인들이 AI 기반 리걸테크를 통해 다양한 생활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로스쿨을 갓 졸업한 변호사도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10~20년차 법률 선배들의 지혜를 접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고객인 우리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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