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제공동 R&D(연구·개발) 삭감 사례. /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18일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내년도 R&D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업은 '우주와 천체의 기원'에 관한 국제공동 기초연구다. 연구목적은 암흑에너지, 암흑물질, 외계행성, 은하 등 세계적 난제 해결이다. 우주론이나 천문학 이론을 바꾸는 도전적 연구다.
'암흑에너지 분광장비'(DESI)를 통해 관측한 은하의 모습. 이 DESI 연구 프로젝트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가까이 참여했다. 하지만 내년도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사진='암흑에너지 분광장비'(DESI)
KASI는 "관련 사업은 천문연구원 정체성을 대표하는 연구"라며 "세계 유수기관과 암흑우주 연구를 통해 천문 분야 선도국으로서 경쟁력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규사업 미반영으로 국제공동 연구수행이 어려운 상황인데 암흑에너지 진상규명 연구를 지속 추진할 수 있도록 최소 11억4000만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尹 강조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협력사업도 '싹둑'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내년도 정부 R&D예산을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깎은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하면서도 현 정부가 강조하는 R&D예산은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벤치마킹과 공동연구를 주문한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협력 R&D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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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방문 때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 추진을 지시했다. 국내 기관과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 하버드대 등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바이오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하라는 취지였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내 '코리아바이오브리지센터'(K-BB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진출과 국제공동 연구기반을 만들겠다는 목적이었다.
KIST는 그동안 미국 다나파버암센터(DFCI), MIT, 하버드 의대 등 연구기관,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하지만 내년도 R&D예산 20억원은 반영되지 않았다. KIST 관계자는 "내년도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 구축된 연구협력 관계 유지 어려움과 바이오 분야 현지 창업지원이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보스턴 인근 MIT(매사추세츠공과대)에서 열린 MIT 디지털바이오 석학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의 국제공동 연구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 사진=뉴시스
특히 미국 스탠퍼드대, 프랑스 국립디지털과학기술연구소(INRIA)와 AI 언어 모델 개발에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예산이 삭감되면서 공동연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장에선 국회 예산심사를 통해 핵심사업은 최소 예산이라도 보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