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베냐민도 군인이었다. 고교 졸업 후 이스라엘 방위군에 입대했다. 그는 국경을 넘는 습격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다. 전문가들은 네타냐후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로 인해 대규모 군대 작전보다 전술적 공격에 대한 선호를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네타냐후는 전쟁을 하기보다는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관리하고, 미국이라는 거대한 동맹에 의지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페르시아만의 오랜 적들에게 전선을 열어 자신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 방향을 택해왔다.
네타냐후는 이란의 위협, 핵 프로그램을 방해하려는 은밀한 노력, 심지어 과학자 암살에 대한 수년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명령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대계가 영향력을 미쳐온 미국 민주당에서 배출한 오마바 정부의 일부가 이스라엘 총리는 용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기꺼이 받아왔다.
(뉴욕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집권 9개월 만에 회담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3.9.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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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당장의 여론을 외부로 돌릴 수 있는 촉매이지만 그 자체가 인명피해를 크게 유발하고 후유증은 자신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네타냐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익성향을 표방해온 그에게 하마스의 10·7 테러와 130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는 더는 주저할 수 없는 변수다.
네타냐후는 일단 전쟁을 선포하고 3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소환해 여론을 결집시켰다. 그리고 2020년 자신을 총리에서 내쫓은 군부의 베니 간츠까지 끌어들여 전쟁 연합내각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건 어떤 측면에서는 전면전과 그 후유증에 대해 자신에게 쏟아질 책임을 분산시킨 구상이다. 물론 전쟁 이후에는 하마스 테러를 감지하지 못한 책임이 모두 자신에게 쏟아지겠지만 말이다.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국경에 탱크를 가져다놨지만 공격명령은 내리지 않고 있다. 24시간 이내 민간인 대피라는 엄포만 놓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 억지력은 미국을 통해 용인하고 있다. 미국이 전쟁을 막는 것인지, 네타냐후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는 가릴 필요가 없다.
전면전으로 발생할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과 하마스의 잠복지에서 쓰러질 이스라엘 군인들의 생명을 지켜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목적이든 무슨 상관인가. 대신 네타냐후는 눈이 뒤집힌 전쟁광처럼 임하면서 이 상황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려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현재로선 그의 정치생명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