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순 LN 로보틱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1712594113822_1.jpg/dims/optimize/)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장은 이 문제를 풀겠다고 나선 의료 로봇 전문가다. 최 대표는 2019년 이 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 등과 함께 LN로보틱스를 창업,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AVIAR'를 국내 최초 개발했다.
AVIAR는 의사의 손에 해당하는 부분과 컴퓨터로 구성된다. 집도의는 조이스틱같은 핸들로 AVIAR를 조작한다. 모니터에 뜨는 각종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센서가 부착된 로봇을 움직인다. AVIAR은 의사가 조종하는 대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수술장비를 미세한 혈관에 집어넣는다. 의사는 AVIAR '햅틱' 기능을 통해 핸들을 쥔 손으로 몸 속 상황을 느낄 수 있다.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AVIAR' 구조도/사진=LN로보틱스 제공](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1712594113822_2.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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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봇을 활용하면 응급 환자를 위한 원격 중재시술, 감염 우려 상황 속 비대면 중재시술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도 최소화한다. 결국 수술 시간을 단축,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이로울 것으로 최 대표는 기대했다.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AVIAR'을 의사가 조작하는 햅틱 인터페이스/사진=LN로보틱스 제공](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1712594113822_3.jpg/dims/optimize/)
그의 꿈은 2019년 10월 작은 결실을 맺었다. 식약처 승인 하에 서울아산병원에서 AVIAR '버전1'의 첫 탐색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후 3년간 기능 개선에 매달렸고 올해 2월 '버전2'가 식약처 품목 승인을 획득했다. 해외 경쟁제품보다 시술도구 조작이 쉽고 햅틱 기능도 특징적이다.
AVIAR은 이달 일선 대형병원에 도입돼 실제 수술 적용을 앞두고 있다. 미·중·유럽 등지에 수출을 타진한다.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도 요청한 상태다.
![/사진= 윤선정 디자인기자](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1712594113822_4.jpg/dims/optimize/)
굳이 '창업'을 안 해도 의료 로봇은 개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 대표는 이론 개발이나 기술 혁신에 안주하지 않고 실제로 쓰이는 장비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사람에겐 '기술은 만들었는 데 실용화된 게 얼마나 있느냐' 하는 질문이 굉장한 부채감을 준다"며 "그렇다면 한 번 해보자 하고 뒤늦게 창업했다"고 털어놨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우리나라도 이 정도면 좋은 실패를 밑거름으로 받아줄 수 있는 큰 그릇이 돼 있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 해보라"고 말했다.
![최재순 LN 로보틱스 대표(왼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화/사진=이기범](https://thumb.mt.co.kr/06/2023/10/2023101712594113822_5.jpg/dims/optimize/)
A. 진료의사 말고 연구전담, 그중 의공학 분야는 17명이 있다. 병원 안에서 풀타임으로 개발하는 숫자로는 꽤 많다.
Q. 관상동맥 수술중 엑스레이 문제는 전혀 몰랐다.
A. 수술을 한 번 받는 환자는 괜찮다. 의사는 수술을 수백 건 하니까 다르다. 긴 시술을 하면 연간 허용된 방사선량의 1/3을 한 번에 다 받기도 한다.
Q. 보호장비는 없나.
A. 있지만 잘 안 쓰시더라. 납가운, 차폐막도 있는데 납 가운을 입으면 근골격계 질환도 오고 손의 감각이라든지 시술에 최적 환경이 안 된다. 때문에 의료진 방사능 피폭이 심각하다. 간단하게 4m만 떨어지면 방사능량이 거의 0으로 줄어든다. 팔 길이가 4m는 안 되지않나. 그래서 로봇이 필요하다.
Q. 이 로봇을 쓸 수 있는 관상동맥 수술이 국내외에 얼마나 자주 있나.
A. 스텐트 넣거나 혈관 확장하는 걸 합쳐서 국내에 연간 8만건 중재시술을 한다. 미국은 연간 100만 건, 중국도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그 정도로 추정된다. 일본 30만건, 유럽까지 하면 전세계에서 연간 수백만건의 중재술이 이뤄진다. 우리 로봇이 그 중 상당 부분 역할을 할 걸로 기대한다.
Q. 사용범위 확장 가능성은.
A. 시작은 심혈관(관상동맥)으로 했는데 향후 뇌혈관 시술로 확장하려고 한다.
Q. 의료로봇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것같다.
A. 해외에서 모 수술로봇 기술을 검증해달라고 요청받은 적이 있다. 현지 의사가 먼저 시연하는데 너무 능숙하더라. 그후 우리측이 직접 만져보니 엄청 무거웠다. 알고보니 시연자는 '숙달된 조교'였다. 의료기기를 한 사람들이 기술은 만들었는데 실용화된 게 많이 없다는 것에 항상 부채감을 가진다. 그래서 뒤늦게 회사를 열었다.
Q. 그렇다면 LN로보틱스 제품의 강점은.
A. 의사가 보다 정확하게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햅틱 기술 면에서는 우리가 제일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Q.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해 줄 말은.
A. 우리나라도 굉장히 좋은 제도와 자본이 있다. 물론 미국처럼 엄청난 돈이 오가는 건 아니지만 우리도 좋은 실패를 밑거름으로 용인하는 큰 그릇이 돼 있다. 겁내지 말고 좋은 경험으로 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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