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고성장 지속…연매출 1조원 청신호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10.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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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목표 최대 3000억원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하반기에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2029년에는 연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고성장 지속…연매출 1조원 청신호


17일 블룸버그,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엑스코프리 처방 건수(TRx)는 2만2566건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48.3%나 늘었다. 지난 7월(처방 건수 2만1619건) 55.8%, 8월(2만3533) 54.2%에 이어 9월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 들어 확대하기 시작한 신규 처방이 주도한 성장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의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이 634억원, 분기 성장 폭은 95억원으로 역대 최대"라며 "출시 후 13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면서 미국 내 총 처방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코프리는 한국 제약·바이오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연구와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신약이다.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처방 수는 2021년 상반기 잠시 주춤했을 뿐,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3년 6월 엑스코프리 처방 건수는 경쟁 신약출시 38개월차 평균의 약 2.1배"라며 "2024년에는 처방 건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스코프리가 우수한 약물 효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라는 게 SK바이오팜의 설명이다. 엑스코프리는 현지 시장에서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은 직접판매 체제로 판매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프로모션 대상을 뇌전증 전문의에서 일반 신경전문의로 넓히는 등 변화를 꾀했다. 또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 8월 미국 영업 담당자들과 만나 영업력 극대화를 논의하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등 현장 경영을 적극 펼쳤다. 현지 영업사원 대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편해 동기 부여도 강화했다.



처방 건수 증가는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데, 엑스코프리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매출이 1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한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은 올 하반기 엑스코프리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미국 매출 목표도 2800억~3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올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매출과 처방 수의 지속 성장으로 4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인식은 비슷하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기 위해서는 연초 제시한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 가이던스의 상단에 가까운 실적 달성이 필요하다"며 "현재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에 있는 만큼 과거 대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SK바이오팜 (86,400원 ▲1,200 +1.41%)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한층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내년까지 엑스코프리 월 처방 건수를 3만건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엑스코프리는 미국 뇌전증 치료제 처방 1위 의약품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29년에는 10억달러(1조3555억원) 매출을 올리는 신약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도 2029년 6억달러(813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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