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https://orgthumb.mt.co.kr/06/2023/10/2023101613413771012_1.jpg)
우선 지난 8월 기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MAU(월간실이용자수)는 4196만6874명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 구글 유튜브(4162만7075명)와 차이는 33만9799명으로 집계됐다. 검색엔진 시장도 그간 국내 절대강자인 네이버의 위상이 흔들린다. 웹 MAU 1위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하락, 7개월 연속 50%대에 머문 반면 구글은 30%대로 올라섰다. 네이버는 2018년까지 70%대 점유율을 유지하다 2019년 들어 60%대로 하락했다가 올해부터는 60% 점유율도 무너지고 50%대까지 추락했다.
미디어, OTT 플랫폼 시장은 어떨까. 지난 8월 기준 DAU(일간활성이용자수)가 글로벌 OTT기업 넷플릭스가 평균 291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토종 OTT 티빙이 126만명, 웨이브가 111만명, 쿠팡플레이가 71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 마이데이터의 상황도 아쉬움을 더해간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목표로 2022년 1월 본격 시행된 금융 마이데이터는 지난 5월 기준 약 8025만명이 가입했으며 마이데이터사업자는 66곳, 정보제공의무자는 700여곳에 이를 정도로 양적 성장이 계속된다. 그러나 아직 주로 자산통합조회나 관리서비스에 머물러 고객의 지불의사를 자극하는 기존 서비스와 차별적인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정보제공기업의 데이터과금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나마 희망의 싹이 보인 곳은 리걸테크 플랫폼이다. 지난 9월26일 법무부는 리걸테크 플랫폼 로톡을 이용하다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받은 변호사 123명이 낸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로톡 서비스가 합법으로 인정되면서 이제 리걸테크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법률서비스 이용문턱을 낮추고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전문직 플랫폼과 기존 산업의 갈등에서 정부가 최초로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 편익의 필요성을 인정한 결정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사실 이제 기존 산업의 플랫폼화와 플랫폼을 통한 재화나 서비스 거래는 거부할 수 없는 디지털경제의 흐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수용하고 이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검색 등 디지털분야에서 한국의 독자 플랫폼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혁신 스타트업 플랫폼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와 규제의 개선이 절박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