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종환 감독 "사기당해 집 없이 떠돌이 생활"…안타까운 마지막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3.10.16 08:42
글자크기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고(故)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생전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는 박 감독을 추모하는 특집 방송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해 촬영된 박 감독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1983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박 감독은 아내와 사별 후 집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며 "지인들한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난 솔직히 얘기해서 친한 친구들, 선배들에게 돈을 좀 빌려줬다. 있는 걸 다 줬는데 한 푼도 못 받고 얼굴도 못 보는 신세가 됐다. 누가 보면 화려하게 잘 산다고 하겠지만 참 비참하기 한이 없는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 사람인데 그게 무너질 때 상상할 수 없이 힘들다. 우울증은 내가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갑작스럽게 와서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 나이가 드니까 욕심은 많고 움직임은 부족해서 우울증이 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박 감독은 힘들면 사별한 아내가 있는 납골당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나는 고집이 세고 뭘 맡아놓으면 우승 때문에 가족에 소홀해질 때도 있었는데 뒤에서 몰래 경기를 보고 가더라. 내 눈에 안 띄게 하려고. 내 아내여서가 아니라 진짜 대단한 아내다. 이런 여자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지난 7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타계했다. 향년 87세.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진행했으며, 영결식은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엄수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