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5 진짜 고맙다"...삼성폰, 업황 부진에도 3분기 실적 '선방'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배한님 기자 2023.10.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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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6.9% 하락, 영업익 8.0% 상승 전
갤Z플립5·폴드5 등 고마진 라인업 흥행

"갤Z5 진짜 고맙다"...삼성폰, 업황 부진에도 3분기 실적 '선방'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불황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플립5·폴드5'(이하 플립5·폴드5)의 흥행에 힘입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비수기인 4분기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77.9% 감소했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67조9076억원, 영업이익 2조1344억원이었는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다.



이날 발표는 잠정치라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국내 증권사의 최근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MX사업부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조원,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0%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이 3분기 3조~4조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적잖은 성과다.

삼성이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5(왼쪽)와 갤럭시Z플립5. /사진=삼성전자삼성이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5(왼쪽)와 갤럭시Z플립5. /사진=삼성전자
업계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MX사업부의 실적은 선방이라고 평가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9280만대로 전년(12억550만대)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불황이다.



실제 삼성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도 올 들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5800만대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6400만대) 대비 600만대 줄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도 전년 대비 각각 1400만대, 900만대 감소했다.

이 같은 판매실적 감소에도 삼성은 플립5·폴드5의 흥행 덕에 3분기 실적 하락을 면했다. 올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의 꾸준한 판매도 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고마진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플립5·폴드5 시리즈의 경우 국내 사전예약에서만 102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폴더블폰 시리즈 중 최다 판매량을 보였다.

다만 지속되는 원자잿값 상승 압박은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도 약 14% 상승했다. 모바일AP의 원가 비중은 제품에 따라 10~20% 정도인데 지난해 출시된 폴드4의 모바일AP 단가는 140달러(약 19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승분을 고려하면 폴드5의 AP 가격은 180달러(약 24만원)대로 추정된다.


원가 인상 압박이 지속되면 비수기인 4분기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4분기는 MX사업부 실적이 가장 좋지 않은 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신제품 출시도 없고 내년 2월 갤럭시S24 대기 수요가 있어 삼성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은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된 원가 상승 영향이 올 하반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실적은 큰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다.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했다. 회사는 이달 27일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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