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1위 토요타 뚫었다"…LG엔솔, 완성차 빅5 모두 우군으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10.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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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1위 토요타 뚫었다"…LG엔솔, 완성차 빅5 모두 우군으로


LG에너지솔루션 (331,000원 ▲3,000 +0.91%)(이하 LG엔솔)이 세계 1위 자동차기업 토요타와 북미 배터리 동맹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검증된 기술력'이라는게 완성차·배터리 업계 중론이다. 3만건에 육박한 특허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데다 미시간 공장에서 닦아둔 현지 생산 기술력을 통해 맞춤형 배터리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LG엔솔은 글로벌 '빅5' 완성차 회사(토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차, GM)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5일 LG엔솔이 토요타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 관련,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핵심 부품 공급망을 자국 기업 위주로 꾸리는 일본 기업의 보수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요구조건이 높은 토요타가 새로운 전동화 전략에 힘을 주는 시점에 일본이 아닌 한국 배터리 기업을 선택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결국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토요타의 문턱을 넘었다는게 업계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초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토요타로 공급될 '하이니켈 NCMA' 파우치 셀이 대표적이다. 하이니켈 NCMA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을 사용한 4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로 니켈 비율을 90% 가량으로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10% 이하로 줄였으며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또 소형부터 대형까지 원통형, 파우치 등 다양한 배터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요구 가격대 및 성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도 LG엔솔만의 강점이다. 배터리 충전 속도를 줄여주는 더블 레이어(Double Layer) 코팅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LG엔솔 관계자는 "토요타와의 이번 협력을 위해 하이니켈 NCMA 기반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한 지재권 수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엔솔이 등록한 지재권은 총 2만8652건. 출원된 특허를 포함하면 5만여 건에 달한다. 배터리 셀 뿐만 아니라 배터리 팩,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지식 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LG엔솔 관계자는 "높은 기술 경쟁력은 새로운 수주를 이끌어내고 늘어난 수주는 다시 특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요타와의 계약도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통해 성사됐다는 뜻이다.
"기술로 1위 토요타 뚫었다"…LG엔솔, 완성차 빅5 모두 우군으로
특히 북미 지역에서 숙성한 현지 생산 기술이 고품질 배터리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길 원하는 토요타의 요구조건과 맞아 떨어졌다는게 업계 해석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모듈 생산라인이 구축되는 LG엔솔의 미시간 공장은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돼, 북미 지역 내 다른 공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른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다. 북미에만 2개의 단독 공장과 6개의 합작 공장을 운영 및 건설 중인 LG엔솔의 신규 생산기지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미시간 공장의 운영 노하우와 신기술 도입 및 확산전개가 필수적이다. 작년 말 가동을 시작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기가 안정적 양산 체제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도 미시간 공장에서 쌓인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오랜 업력을 통해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이번 수주가 가능했던 것 같다"며 "북미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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